'1급기밀', 모두가 반드시 알아야 할 1급 진실이다.
11일 오후 서울 건대 롯데시네마에서는 영화 '1급기밀' 언론배급시사회가 열렸다. 이어진 기자간담회에는 배우 김상경, 김옥빈, 최무성, 최귀화, 김병철과 후반 작업을 담당한 이은 감독이 참석했다.
'1급기밀'은 故 홍기선 감독의 유작이기도 하다. '선택', '이태원 살인사건' 등의 작품을 통해 사회 문제를 통찰력있게 다룬 故 홍기선 감독은 '1급기밀'의 촬영을 마친 후 세상을 떠났다. 이후 영화계 동료들이 후반작업에 참여하며 약 9년간 이 작품을 준비했던 故 홍기선 감독의 뜻을 이어 개봉하게 됐다.
최종 마무리 작업을 맡은 이은 감독은 "홍기선 감독님과 독립 영화 시절부터 함께 했다. 지난해 12월에 촬영을 마치고 돌아가신 이후로 스태프들이 6개월간 후반 작업을 했고, 제게 최종 마무리 작업을 해달라고 부탁했다. 저는 지난해 6월부터 작품을 마무리 하는 일을 하게 됐다"며 "홍 감독님이 끝을 못 내고 간 것이 독립영화 시절부터 함께 했던 후배로서 안타깝다. 애틋한 마음으로 홍 감독님이라면 어떤 마음으로 이 작품을 만드셨을까 하는 마음으로 함께 했다"고 말했다.
故 홍기선 감독이 작품을 기획하고, 제작하는 것을 곁에서 지켜봤던 이은 감독은 "故 박대기 선생님이 월드컵 4강 당시에 쓸쓸하게 돌아가신 기사를 보고 이 이야기를 출발하셨다. '1급기밀'은 박대기 선생님과 조주형 대위님과 김영수 소령님까지, 내부 고발하신 세 분의 이야기를 영화로 담은 내용이다. 진실에 가까이 갈수록 너무 두렵더라. 진실을 정확하게 담으려고 노력을 했다"고 설명했다.
배우들은 개봉을 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故 홍기선 감독에 대한 그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김상경은 "어제 술을 마셨는데 감독님 생각이 많이 났다. 영화를 보는데 '저 안에 감독님이 계시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김옥빈은 "현장에서 제가 더 잘 해드렸어야 했는데, 제가 괜히 더 말 안 들은 것 같아서 죄송한 마음이 든다. 현장 생각이 많이 나서 영화를 보면서 눈물이 많이 났던 것 같다.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이 영화가 완성돼서 세상에 나오게 돼서 너무나 기쁘다. 하늘에서 기뻐하실 거라고 생각한다.
김상경은 군납 비리를 용감하게 세상에 알린 박대익 중령을 연기했다. '살인의 추억', '화려한 휴가'에 이은 실화 영화의 선택이다. 김상경은 "군인으로서의 자세를 많이 생각했다. 말투나 몸의 동작을 딱딱하게 보이려고 많이 노력을 했다. 많은 분들이 정치적 용기를 냈다고 하시는데, 저희 영화는 보수나 진보에 상관 없는 영화다. 군납비리는 조선시대의 이순신 장군께서도 척결해야 된다고 생각했던 문제다. 그래서 더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정치색이 아닌, 진실이 중요한 영화라고 강조했다.
'응답하라 1988', '슬기로운 감빵생활'로 대세 배우로 떠오른 최무성은 악의 축 천 장군을 연기하며 소름끼치는 열연을 선보인다. 최무성은 "제 역할은 부패의 온상이다. 세상의 모든 엘리트와 독재자들은 일의 중심이 될 때 명분이 꼭 필요한 것 같다. 천 장군 역할도 '나라를 위해 꼭 필요한 일이다'라는 마음을 품고 연기한 것 같다. 악역은 당할 때 관객들에게 시원함을 줄 수 있는 것 같아서 그런 부분에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최귀화는 '택시운전사'에 이어 '1급기밀'에서도 완벽한 악역의 얼굴로 관객들을 매료시킬 전망. 최귀화는 "천 장군이 잘 부패하도록 물심양면 돕는 캐릭터다. '택시운전사'에 이어 두 번째로 악역을 하게 됐다. 악역이 뭐 얼마나 대단한 의미가 있겠느냐. 악역을 선택하는 이유는 작품이 가지고 있는 메시지가 좋았기 때문이다. 최선을 다해 더 나쁘게 보여야 주인공들이 빛날 수 있고 극이 이뤄질 수 있다. 아주 어렵지만 최선을 다해서 악역을 연기했다"고 말했다.
한편 '1급기밀'은 국가라는 이름으로 봉인된 내부자들의 은밀한 거래를 폭로하는 범죄 실화극이다. 2002년 공군의 차세대 전투기 외압설 폭로와 2009년 군납문제를 MBC 'PD수첩'을 통해 폭로한 해군 소령의 실화에서 모티브를 얻은 영화로, '선택', '이태원 살인사건'에 이은 故 홍기선 감독의 사회 고발 실화 3부작 마지막 작품이다. 개봉 전 세상을 떠난 故 홍기선 감독의 뜻을 이어 동료 영화인들이 후반 작업을 마치고, 오는 24일 개봉 예정이다./mari@osen.co.kr
[사진] 박준형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