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한 예능 ‘라디오스타’. 이 수식어는 이제 ‘라스’의 고유 색깔이 됐다. 소위 ‘센 예능’의 선두주자가 되다보니, 이게 사이다와 웃음을 줄 때도 있지만 때로는 논란에 휩싸이기도 한다. ‘라디오스타’를 이끄는 한영롱 PD에게 이 ‘사이다와 논란’ 가운데에서 줄타기를 하는 심정을 물었다.
‘라디오스타’는 지난 2007년 출범한 토크쇼로, 이제는 MBC 간판 토크쇼로 자리매김했다. 11년째 MBC의 수요일 밤을 책임지고 있는 ‘라디오스타’는 지난 2017년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10주년답게 공로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런 ‘라디오스타’에 최근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바로 차태현의 새 MC합류다. 한영롱 PD는 “차태현의 활약은 대만족”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라디오스타’는 10년이 됐다. 김국진, 윤종신, 김구라도 그만큼 나이를 먹었다. 평균 연령이 꽤나 높은 MC들인데, 그 사이에 20대의 누군가가 MC 자리에 앉는다고 해서 얼마나 섞일 수 있을까 의문이 들었다. ‘라디오스타’는 네 명의 MC가 꽉 쫘서 몰아가는 토크쇼다. 그만큼 합이 중요하다. 차태현은 그 MC에 마치 하나의 톱니바퀴처럼 딱 들어맞았다. 확실하게 자신만의 역할을 하고 있으면서도 다른 MC들과 케미를 낸다. 함께 한지 얼마 안 됐지만 대만족하고 있다.”
이제 네 명의 MC진을 갖춘 ‘라디오스타’는 새 출발을 앞두고 있다. 지난 8월부터 ‘라디오스타’를 맡게 된 한영롱 PD 또한 끊임없이 프로그램에 필요한 변화를 고민하고 있다. 그런 한 PD에게 어려운 질문 하나를 했다. 그동안 ‘라디오스타’는 몇몇 논란에 시달려왔다. 지난해 파업 전에도 MC 김구라의 언행 때문에 논란이 커졌고, 결국 방송을 재개하자마자 김구라는 사과로 포문을 열게 됐다. 비슷한 사례가 몇 번 있었기 때문에 PD의 입장에서는 이런 ‘말실수 부분’이 더욱 예민하게 다가올 터다.
“토크쇼니까 말로 하는 사고가 당연히 생길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더욱 제작진이 예민하게 바라보고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소위 거친 토크 때문에 생기는 문제는 제작진이 안고 가야 할 몫이다. 게스트와 MC들에게는 편안하게 촬영을 하는 게 1순위다. 그 나머지는 우리의 책임인 것 같다. 만약 문제가 생기면 제작진의 책임이라는 생각으로 더욱 예민하게 바라보려 노력하고 있다.”
그렇다고 ‘라디오스타’가 그동안 유지해온 거친 느낌을 포기할 생각은 없다는 게 한 PD의 설명. 논란을 피하기 위해 거친 토크를 내려놓는다는 건 ‘라디오스타’의 색깔을 없애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한영롱 PD는 “‘라스’는 ‘라스’니까요”라고 대답했다.
“우리의 1순위는 게스트다. 그들이 즐겁게 촬영해야 하고, 보는 사람들도 즐거워야 하는 게 우리가 할 일이다. 시청자들도 다른 곳에서 듣지 못할 이야기들을 ‘라스’에서 들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다. 그런데 ‘안전’을 위해 이를 포기한다면 이도저도 안 될 것 같다. 윤종신이 많이 하는 말이 바로 ‘라스의 톤앤매너’다. 우리는 이를 지키기 위해 예민하게 보되, 시청자들이 ‘라스’에 거는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색깔은 지키되, 다양한 게스트 조합으로 변주를 주겠다는 포부를 전한 한영롱 PD에게 ‘워너비 게스트’가 있는지 물었다. 이를 들은 한 PD는 “제일 의외였던 사람은 김호영”이라며 ‘제2의 김호영’을 캐내기 위해 발로 뛸 것이라고 웃음을 지었다.
“내가 봤을 땐 ‘라스’는 스토리쇼가 아닌 캐릭터쇼라 생각한다. 새로운 캐릭터를 발굴하는 게 우리의 역할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김호영은 정말 의외였고, 제일 재미있었던 인물이다. 모모랜드 주이 또한 만장일치로 좋았다고 말하는 인물이다. 구석구석을 파서 김호영, 주이와 같은 인물을 모실 거다. 끼 있고, 재미있는 사람들이 세상에 정말 많다. 토크쇼에 잘 안나오는 분들이나, 연예인이 아닌 사람들도 초대하고 싶다.”/ yjh0304@osen.co.kr
[사진] ‘라디오스타’ 홈페이지, OSEN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