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고한 주전이 사라진 자리. 새 얼굴이 자리 잡을까.
두산 베어스와 롯데 자이언츠는 지난 시즌 종료 후 주전 선수 한 명씩이 전력에서 이탈했다. 두산은 외야수 민병헌이 FA 자격을 취득해 롯데로 향했고, 롯데는 포수 강민호가 삼성으로 이적했다.
민병헌과 강민호 모두 각자의 소속팀에서 주축 선수로 활약했다. 지난 2006년 두산에 입단한 민헌헌은 11시즌 동안 1096경기에 나와 타율 2할9푼9리 71홈런 444타점을 기록하면서 두산의 주축 타자로 활약했다. 123경기 올 시즌 역시 타율 3할4리 14홈런 71타점의 성적을 남기면서 팀 타선의 한 축을 담당했다.
지난 2004년 롯데 입단한 강민호 역시 14시즌 동안 1495경기에 나와 타율 2할7푼7리 218홈런 778타점의 포수로서는 준수한 타격 능력을 과시하면서 오랜시간 롯데의 안방을 지켰다.
꾸준한 활약을 펼쳤던 만큼, 이들의 자리를 넘보기는 쉽지 않았다. 확고한 주전이라는 틀 속에서 백업으로 나섰던 체력 안배 차원이나 부상 등으로 빠졌을 때 기회를 받는 전부였다. 팀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가지고 있었던 이들의 자리를 채우는 새 얼굴을 발견해내는 것이 다가오는 시즌 두산과 롯데의 숙제로 남게 됐다.
외야 자원이 풍부한 두산의 경우 비교적 걱정이 덜하다. 정진호, 국해성, 조수행 등 올 시즌 1군에서 꾸준히 모습을 보였던 선수가 있고, 2군에서 김인태, 이우성 등 잠재력 풍부한 자원이 있다. 또한 정수빈도 후반기에 경찰청 복무를 마치고 복귀한다.
가장 유력한 대체 후보로 꼽히고 있는 정진호는 올 시즌 97경기에 나와 2할8푼3리 5홈런 31타점을 기록한 가운데, 6월달에는 KBO리그 최초 5이닝 사이클링 히트를 기록하며 눈길을 모으기도 했다. 이 밖에 국해성은 '펀치력', 조수행은 수비와 주력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
두산이 비교적 1군 경험이 있는 준주전급 선수를 두고 저울질을 하는 만면, 롯데는 원점에서 시작해야한다. 특히 육성에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롯데의 고민은 깊을 수밖에 없다.
일단 올 시즌 백업 포수 역할을 한 김사훈과 나종덕을 비롯해 강민호의 보상선수로 삼성에서 건너온 나원탁이 무한 경쟁을 펼칠 예정이다. 김사훈은 올 시즌 57경기에 나와 타율 1할8푼4리 8타점을 기록했고, 나종덕은 5경기에 출장이 전부다. 나원탁 역시 삼성에서 12경기 출장에 그쳤다.
구단의 입장에서는 팀을 떠난 주축 선수의 공백이 크고 아쉬울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동안 큼지막한 그늘 속에서 빛을 보지 못했던 백업 선수에게는 기회가 왔다. '무한 경쟁'이라는 빛을 받고 성장을 맞을 선수는 누가 될까. 새로운 스타 탄생의 판은 마련됐다. / bellstop@osen.co.kr
[사진] 강민호(좌·OSEN DB), 민병헌(우·롯데 자이언츠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