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배우 김호영에겐 다채로운 매력과 끼, 그리고 이를 실현시키는 능력이 있다. 노래면 노래, 춤이면 춤, 연기면 연기, 입담이면 입담, 뭐든 프로답게 소화해내며 관객과 시청자들을 만족시키고 있는 것. 그렇다면 이처럼 다재다능한 그가 최종적으로 성취하고자 하는 목표는 과연 무엇일까. 김호영은 최근 OSEN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자신을 지칭하는 별명인 '호이'를 언급하며 "'호이스럽다', '호이리쉬'와 같은 말이 나을 정도로 '호이'가 어떤 브랜드 혹은 아이콘이 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밝혔다.
이하 김호영과의 일문일답
Q. 동국대학교 연극영화학 출신이시던데 뮤지컬계에 어떻게 입문하게 됐나요?
"저도 제가 뮤지컬 배우라는 타이틀을 갖고 활동할 줄 몰랐어요. 고등학교 때부터 연극을 했었거든요. 당시에는 청소년 연극 시장이 활발해 여러 굵직한 대회에서 상도 타고 그랬죠. 대학교 입학도 특채로 됐고요. 사실 저는 미취학 아동일 때부터 배우가 꿈이었어요. 다만 장르는 구별하지 않았어요. 뮤지컬도 언젠간 한 번쯤 해봐야 할 장르라고 생각했고요. 이렇게 주가 될 거라곤 생각하지 않았지만요(웃음)."
"계기는 대학교 2학년 때 본 뮤지컬 '렌트' 오디션 덕분이에요. 뮤지컬을 사랑하는 친구가 함께 오디션을 보러 가자고 했고 전 좋은 경험이겠다 싶어 함께하게 됐죠. 별 기대 없이 보러 갔는데 제가 된 거예요. '렌트'에서 엔젤 역을 맡게 됐는데 그 인물이 작품에서 주·조연급이라 첫 단추를 잘 꿰게 된 셈이에요. 그때부터 지금까지 쭉 뮤지컬을 하고 있고요. 사실 그때만 해도 뮤지컬학과가 활발하지 않아서 연극영화학 출신 중에 노래를 잘 하는 사람들이 뮤지컬계로 진출하곤 했어요. 그래도 제가 뮤지컬을 한다고 했을 때 학교에서 약간 의아한 눈빛으로 바라보긴 했지만요. 저희 학교는 정극을 중요시하는데다 워낙 스타 출신이 많으니까요. 제 입장에선 약간 무시당하는 느낌도 있었죠.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뮤지컬 붐이 일어나게 됐고 지금은 동국대 안에도 뮤지컬학과가 생겼더라고요."
Q. 노래와 춤은 그전부터 좋아했던 건가요?
"어렸을 때 합창단을 했었고 노래 부르는 게 특기였어요. 춤도 기본기가 탄탄한 정도까진 아니었지만 고등학교 때 한국무용을 배우거나 이후에도 재즈, 현대무용 등을 접했죠. 주변에서 '넌 나중에 뮤지컬을 하면 좋겠다'는 말도 꽤 들었고요. 그래서 저도 '언젠간 뮤지컬을 하게 되지 않을까'라고 어렴풋이 생각했던 것 같아요."
Q. 연기에 대한 욕심은 없으신가요?
"드라마는 지난 2007년 '태왕사신기'로 데뷔했어요. 연극은 영화 '왕의 남자'의 원작인 '이(爾)'로 데뷔했고요. 예능도 11년 전에는 작품 홍보의 일환으로 '세바퀴', '스타킹' 등에 나갔었죠. 어쨌든 연기에 대한 갈망이 늘 있어서 나름대로 꾸준히 해온 것 같아요."
Q. 올해 초 '보이스'에서 활약하셨더라고요.
"당시 역할이 여장이 있긴 했지만 그게 주가 아니었어요. 정신적 결핍이 있는 사이코패스였죠. 방송이 나가고 다들 '연기를 잘 한다'고 해주시더라고요. 그래서 '나 원래 잘했어'라고 답했죠(웃음). '보이스'를 통해 방송의 파급력이 대단하다고 느꼈어요. 특히 잘 되는 드라마는 더욱더요. 확실히 앞으로 매체를 해야겠다는 생각도 하게 됐고 그래서 생각이 많은 요즘이에요. 이제 저도 서른 중반에 접어들었으니까요."
"어렸을 때 한 선배가 초연을 했던 뮤지컬의 재연 오디션에서 떨어지는 걸 본 적이 있어요. 그때 전 의아해하면서도 '형 나이가 많긴 하지'라고 은연중에 생각했죠. 가만히 떠올려보니 어느덧 제가 그 나이대가 됐더라고요. 사실 작품을 선택할 때 이미지를 따져서 고민할 때도 있지만 어떤 부분에선 제가 아직도 선택을 받는다는 사실 자체에 감사하고 있어요. 그동안 해온 작품들보다 앞으로 할 게 더 많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어떤 일이 들어왔을 때 그 자체를 감사히 여기며 융통성 있게 해나가지 않을까 싶어요. 간혹 제가 원하는 대로 이미지 변화가 안 된다고 해도 말이에요. 어쨌든 전 일이 없는 것보단 있는 게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니까요."
Q. 최근까지 '호이스타일 매거진쇼'를 하셨더라고요. 토크 콘서트에도 많이 참여하셨고요.
"'이홍렬쇼', '자니윤쇼' 같이 언젠가 제 이름을 내건 '호이쇼'를 갖는 게 또 하나의 꿈이에요. MC에 대한 열망이 크거든요. '호이스타일 매거진쇼'는 제가 매체에서 할 수 있는 여건이 안 되니까 인맥을 총동원해 극장에서 진행한 토크쇼에요. 뷰티, 패션, 여행 등 매거진 카테고리가 다뤄졌고요. '겟 잇 뷰티'처럼 현장에서 메이크 오버쇼를 벌이기도 하고, 아직 인스타그램이 유행하지 않던 시절이라 제가 관객들에게 해시태그를 알려주기도 했어요. 지금은 '인생술집', '나 혼자 산다' 등의 예능에 많이 출연해 저의 본래 모습을 자연스럽게 보여드리고 싶어요. 그래서 앞으로 예능에 많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어요(웃음)."
Q. 김호영씨의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요?
"제가 '호이'라고 많이 불려요. 대학교 1학년 때부터 가지게 된 별명인데 스페인어로는 '오늘'이라는 뜻이죠. 제가 오늘만 사는 스타일이라 저의 인생 모토랑도 잘 맞는 것 같아요. 뮤지컬, 연기, 패션, 뷰티, 트로트, 홈쇼핑 등 어떤 장르가 될진 모르겠지만, 언젠가 이 '호이'가 어떤 브랜드 혹은 아이콘이 됐으면 하는 게 저의 최종 목표에요. 저를 생각하면 '호이스럽다', '호이리쉬' 등의 명확한 이미지가 떠올랐으면 좋겠어요."
Q.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려요.
"저도 제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잘 모르겠어요. 그래서 더 기대되고요. 삶이라는 게 계획대로 되지 않잖아요. '호이'처럼 사는 게 인생 목표라 가끔은 제 행보가 의아해 보일 수도 있겠지만 믿고 봐주신다면 '저건 김호영이기 때문에, 호이이기 때문에 가능하다'라는 걸 보여드릴게요. 그래도 이제는 때가 온 것 같으니까 물 들어왔을 때 열심히 노 젓겠습니다. 많은 관심과 기대 부탁드려요." / nahe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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