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왕’ 박병호(32)가 돌아온다.
넥센은 지난 11월 27일 박병호와 연봉 15억 원에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박병호는 9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다. 오후 6시 곧바로 공항인근 그랜드 하얏트 인천호텔에서 환영식 및 입단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박병호는 2012년 31홈런-105타점을 시작으로 2013년(37홈런-117타점)까지 2년 연속 리그 MVP를 석권했다. 박병호는 2014년(52홈런-124타점), 2015년(53홈런-146타점)까지 4년 연속 홈런과 타점 1위를 석권한 뒤 미국진출을 선언했다. 박병호가 걸어온 지난 2년을 화보로 돌아봤다.
박병호는 2016년 1월 7일 홍제동 그랜드힐튼호텔 에메랄드홀에서 미네소타 트윈스 입단식을 가졌다.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1285만 달러를 응찰해 독점교섭권을 따낸 미네소타는 옵션 포함 최대 5년 총 1800만 달러에 계약을 맺었다.
계약 소감에 대해 박병호는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수치적으로 감히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저도 큰 꿈을 가지고 있고 빨리 적응하려는 노력을 꾸준히 할 계획이다. 저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시즌을 보내는 게 올해의 큰 목표”라고 밝혔다.
계약이 확정된 후 박병호는 2016년 넥센의 시무식에서 이장석 구단주와 마지막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박병호의 계약으로 넥센도 큰돈을 만지게 됐으니 확실히 남는 장사였다. 넥센은 주포였던 강정호와 박병호를 모두 메이저리그로 진출시켰다. 박병호는 엄청난 인파가 모인 인천공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당당히 미국으로 출국했다.
박병호는 스프링캠프부터 홈런을 날리며 미국무대에 순조롭게 적응하나 싶었다. 박병호는 정규시즌 로스터 진입에 성공했다. 개막 후 세 번째 경기인 4월 9일 캔자스시티전에서 첫 홈런을 신고했다. 4월 17일 에인절스를 상대로 2호 홈런을 날린 박병호는 4경기서 3홈런을 쏘아올리며 미네소타의 떠오르는 거포로 등장했다. 박병호는 4월에만 6개의 홈런을 날리며 순조롭게 빅리그에 적응했다.
5월 14일 클리블랜드를 상대로 첫 멀티홈런을 쳤다. 타율은 저조했지만, 한 방이 있다는 확실한 장점은 있었다. 그러나 박병호는 점점 약점을 노출했다. 특히 150km가 넘는 메이저리거들의 파워직구를 제대로 공략하지 못한다는 점이 두드러졌다. 결국 박병호의 홈런숫자도 눈에 띄게 줄었다. 5월 홈런 3개, 6월 홈런 3개에 그친 박병호는 6월 29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이 메이저리그 마지막 경기였다. 이후 박병호는 부상으로 일찌감치 시즌을 접고 말았다.
박병호의 첫 귀국은 씁쓸했다. 초반 페이스를 이어가지 못하고 2016 첫 시즌을 1할9푼1리 홈런 12개 24타점으로 마쳤다.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지만, 가능성을 확인한 시즌이었다. 박병호는 비시즌에 한국에서 약점보강에 전념했다. 직구에 대비해 타격폼을 수정해 다음 시즌에 승산이 있다고 확신했다. 박병호는 친정팀 넥센의 고척돔에서 겨우내 남모르게 땀을 흘렸다.
스프링캠프에서도 절치부심했다. 미네소타 지역언론 등도 박병호를 유력한 지명타자 후보로 분류하면서 힘을 실어줬다. 박병호는 시범경기서 96마일짜리 직구를 받아쳐 홈런을 만들며 감독에게 무력시위를 했다. 박병호는 시범경기 19경기에서 타율 0.353, 6홈런, 13타점, OPS 1.159로 맹활약했다. 최근 미네소타 언론은 박병호의 25인 로스터 포함을 전망했다. 그럼에도 불구 박병호는 개막전 25인 로스터 진입에 실패했고, 트리플A 로체스터 레드윙스에서 시즌을 시작했다.
마이너리그로 강등됐지만 박병호는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기회를 기다렸다. 경기력을 유지하는 것도 힘들었지만, 언제 콜업될지 모르는 환경이 심리적으로 그를 더욱 흔들었다. 결국 박병호는 2017시즌 전체를 마이너리그서 보내면서 타유 2할5푼3리 14홈런 60타점을 기록했다. 마지막까지 콜업은 없었다.
결국 박병호는 미네소타 구단에 한국복귀를 위해 방출을 해줄 것을 요구했다. 미네소타 역시 박병호에게 잔여연봉을 지급하지 않아도 되기에 이득이었다. 결국 박병호는 아쉬운 미국도전을 2년 만에 접고 넥센 컴백을 결정했다. KBO리그 홈런킹의 미국도전은 그렇게 2년 만에 끝나고 말았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