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과 뒤를 막자고 하더라고요." 우여곡절 끝에 한솥밥을 먹게된 절친이 새롭게 각오를 다졌다.
두산은 12월말 LG 트윈스와 계약을 맺은 FA 김현수의 보상 선수로 투수 유재유를 지명했다. 유재유는 2016년 2차 1라운드(전체 7순위)로 LG에 입단해 2년 동안 10경기 1패 평균자책점 9.26을 기록했다. 비록 1군에서 많은 것을 보여주지는 못했지만, 140km/h 중후반의 직구를 던지는 등 높은 성장 가능성을 지닌 투수로 평가받고 있다.
유재유의 두산 소식을 유독 반긴 두산 선수가 있다. 바로 동갑내기 투수 이영하다. 이영하 역시 2016년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두산에 입단해 2017년 첫 1군에 올라와 20경기에서 3승 3패 평균자책점 5.55의 성적을 기록했다. 선발과 중간으로 나선 그는 150km/h의 강한 직구를 배짱있게 던지면서 다가오는 시즌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이영하와 유재유 모두 직구를 주무기로 삼는 가운데, 마운드에서 두둑한 배짱이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이영하는 평소 "상대가 내 공을 치면 더욱 오기가 생긴다. 승부해서 잡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고 이야기했고, 이런 모습에 김태형 감독도 "상대 타자를 잡아야한다는 투지가 강하다"라며 미소를 지었다.
유재유 역시 두산행이 결정된 뒤 "어릴 때부터 직구를 주무기로 삼았다. 또 맞더라도 승부를 보려고 했다"며 마운드에서의 과감한 승부를 예고했다.
유재유는 "초등학교 때부터 팀은 달랐지만, (이)영하와 함께 던지는 일이 많았다. 또 고등학교 때 세계청소년 대회에도 같이 나섰다"라며 "또 마운드에서 승부를 보려는 생각이 잘 맞아서 친구가 된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어서 "두산으로 오게된 뒤 연락을 하게됐는데, (이)영하가 '축하한다'며 '뒷문을 잘 막을테니 앞에서 마운드를 책임져라'라는 말을 해줬다"고 웃었다.
유재유는 올 시즌 불펜으로 나섰지만, 2군에서는 선발로 나선 바 있다. 2018 시즌 당장 선발 한 자리를 꿰차기는 어려워도 장기적으로는 선발 투수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은 자원이다. 또한 이영하는 선발과 불펜 모두 나섰지만, 두산이 보고 있는 차세대 마무리 투수 재목이다.
한 팀에서 만난 두 절친의 다짐은 당장 이뤄지기 힘들 수도 있다. 그러나 이들이 그린 모습은 두산이 바라는 이상적인 미래 마운드의 모습이기도 하다. /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