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강동원이 문재인 대통령 앞에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려 보는 이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그는 왜 눈물을 참지 못했을까.
지난 7일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서울 용산 CGV에서 열린 6월 민주항쟁을 소재로 한 영화 ‘1987’을 관람한 가운데 출연 배우 강동원 역시 함께 무대 위에 올라 관객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문재인 대통령은 “영화 다들 어떻게 보셨나. 많이 우셨을 것 같다. 그런 가운데서도 재미도 있고 감동적이었다. 메시지도 아주 좋았다"라며 "저는 이 영화를 만드신 분들 그리고 이 영화 속 이야기의 주인공이거나 관련 있는 분들과 함께 영화를 봤는데 영화 보는 내내 울면서 뭉클한 마음으로 영화를 봤다”는 진심어린 소감을 전했다.
이 영화는 극 중 연희(김태리)의 대사 "그런다고 세상이 바뀌나요?" 에 대한 대답이라고도 말했다.
옆에 있던 강동원은 시간이 흐르면서 북받쳐 오르는 감동을 주체하지 못했다. 급기야 그는 뒤돌아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았다. 이어 "이 영화를 준비하면서 내가 지금 이렇게 잘 살고 있는데 많은 빚을 지고 있구나라고 생각했다. 이런 빚을 조금이라도 갚을 수 있는 심정으로 참여했다. 아직도 마음이 많이 아프다. 열심히, 앞으로도 좋은 영화를 찍으면서 보답하겠다”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런 강동원의 눈물은 '1987'의 감동의 진폭을 더욱 키우며 영화에 많은 이들의 진심이 담겼음을 다시금 느끼게 했다.
강동원에게 '1987'의 의미는 남다를 것이다. 앞서 故이한열 열사 측은 극 중 이한열 열사로 분한 강동원에게 깊은 감사의 뜻을 전하기도. 고인은 연세대 동아리 만화사랑 회원으로 활동했으며 반 전두환 운동에 가담해 1987년 6월 시위 참여 도중 전경이 쏜 최루탄을 맞고 사망했다. 6월 항쟁과 6·29 선언의 도화선이 된 인물이다. 강동원은 극 중 잘생긴 남학생 역을 맡았는데, 영화가 개봉한 이후 그가 맡은 인물이 이한열이었다는 사실이 자연스럽게 공개됐다.
이한열 열사 측은 "연희의 말처럼 ‘나 하나 움직인다고 세상이 바뀔까?’ 무기력했던 많은 이들이 있었습니다. 가족 생각에 뜻을 접었던 이들도 있었고요. 하지만 한열처럼 ‘마음이 너무 아파’ 외면할 수 없었던 이들이 있었습니다”라며 “그들은 자기 앞에 놓인 일에, 작은 그러나 개인이 감당하기엔 태산만큼 큰 용기를 냈었지요. 그 용기들이 모여 세상이 조금이라도 나아졌고요”라고 전했다.
더불어 이한열을 소화한 강동원에 대해 “특별히 감사 인사를 전할 분이 있습니다. 이한열 역을 해낸 강동원 배우”라며 “그는 2016년 여름 JTBC의 태블릿PC 보도가 나오기 전, 박근혜의 서슬이 시퍼렇던 때 배우로서 불이익을 감수할 각오로 제일 먼저 달려와 배역을 수락해줬다”고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던 바다.
강동원은 이한열 역을 위해 당시의 시대상을 담은 다큐멘터리부터 역사자료를 공부하며 준비했다는 전언이다. 그는 지난 해 3월 불거진 외증조부의 친일파 논란을 겪으며 소속사를 통해 "이번 일을 통해 역사에 대해 더욱 공부하고 또 반성하겠다. 아울러 미약하게나마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실천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일각에서는 이 출연을 이 사건의 연장선상에서 보는 오해를 하지만, 강동원의 '1987' 출연은 이 논란이 생기기 전에 결정된 것이다. 그는 '1987' 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 '1987'에 가장 먼저 합류한 배우로 잘 알려져있다. 그가 평소 공인과 배우로서 갖고 있는 일종의 사명감과 가볍지 않은 진심을 느끼게 한다. /ny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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