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신은수가 첫사랑의 아련한 기억을 소환하는 비주얼과 연기로 안방극장을 물들였다.
신은수는 지난 6일 방영된 tvN 단막극 드라마 스테이지 '문집'에서 서울에서 시골 외갓집에 내려온 도도한 소녀 '신소이'로 분해 풋풋한 감성 연기를 펼쳤다.
부모의 재혼으로 등 떠밀리듯 시골 마을로 전학 온 신은수는 등교 첫날부터 "나 몇 달 뒤면 미국 가. 잠깐 있는 거니까, 관심 꺼주라"고 말하며 스스로 벽을 쳤다. 엄마에게 버림 받았다는 상처를 숨기기 위해 일부러 친구들 앞에서 더 강한 척을 한 것.
교실에서도 이어폰을 꽂고 반 아이들과 말도 섞지 않았지만 정제원(송진현 역)만은 신은수에게 적극적으로 다가왔다. 같이 문집을 만들고 체육시간에는 짝피구를 하면서, 닫혀있던 신은수의 마음도 조금씩 열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정제원에게 묘한 감정을 느끼며 첫사랑의 감정이 싹텄고, 사랑에 빠진 신은수의 간질간질한 연기는 시청자들에게 설렘을 선사했다.
신은수는 이날 방송에서 10대 특유의 천진난만함을 표현하다가도 내면의 상처를 지닌 소녀의 복잡한 감정까지 섬세하게 그려내며 한 폭의 수채화 같은 감성 연기를 선보였다.
특히 비슷한 상처를 가진 정제원과 쏟아지는 빗속에서 속 깊은 대화를 나누는 장면은 소설 '소나기'를 연상시켜, 보는 이의 가슴을 촉촉하게 적셨다.
학생주임 때문에 가정사가 들통난 신은수는 분노와 수치심에 학교를 뛰쳐나왔고 혼자 엄마를 찾아 미국에 가겠다며 가출을 감행했다.
그를 찾아온 정제원이 돌아가자고 타이르자 "함부로 지껄이지 마. 아무것도 모르는 주제에" "너한테 좀 안 좋은 일 있다고 내 불행을 안다고 생각하는 거 그거 오만이야"라며 날카로운 말을 내뱉었다.
감당하기 벅찬 상처를 안고 있는 열입곱 소녀의 아픔을 드러낸 오열 연기는 시청자의 마음까지 먹먹하게 만들었다.
이처럼 신은수는 '문집'을 통해 누구나 하나쯤은 가지고 있는 학창시절의 기억을 상기시키는 연기력과 비주얼로 시청자에게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다.
전작인 영화 '가려진 시간'과 드라마 '푸른 바다의 전설'에서는 판타지 색채가 강한 연기를 소화했다면, '문집'에서는 옛 추억을 소환하는 공감 연기를 펼쳐 폭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자랑했다.
한편, 차세대 여배우로 주목받는 신은수는 현재 김지운 감독의 신작 '인랑'에서 '빨간모자소녀' 역을 맡아 촬영에 매진 중이다. /nyc@osen.co.kr
[사진] tvN 화면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