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들의 반란? 경계가 허물어졌다. 팬덤이나 홍보가 아닌, 좋은 음악의 힘을 보여주는 사례들이 등장하고 있다.
인디 뮤지션들이 '역주행의 기적' 주인공들로 떠오르고 있는 모습이다. 볼빨간 사춘기가 역주행 열풍을 일으키며 대중의 취향을 저격하는 뮤지션으로 성공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이들을 따르는 인디 뮤지션들의 활약이 반갑다. 팬덤의 영향력이나 홍보의 효과보다 음악이 갖는 힘을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음원차트 개편 이후 더 많은 좋은 뮤지션들의 발굴이 이어지고 있어 환영하는 분위기다.
새해 보컬그룹 장덕철이 역주행의 첫 번째 주인공이 됐다. 음원차트를 서서히 장악해가고 있는 모습이다. 좋은 음악이 SNS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차트 1위까지 올랐다. 대중적으로 잘 알려지지는 않았던 장덕철이지만, 이젠 음원차트마다 이들의 이름이 메인으로 떠올랐다.
장덕철의 역주행은 지난해 멜로망스가 기록했던 행보와 닮아 있다. SNS 인기가 차트에 고스란히 반영되면서 영향력을 발휘한 것. 팬덤이 큰 아이돌 음악들이 차트 상위권을 장악하던 과거와는 달라졌다. 유명세가 없더라도, 대중에게 많이 알려진 가수가 아니더라도 음악으로 꾸준히 사랑받을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 것. 방송과 팬덤보다는 온라인, SNS의 힘이 강해졌다는 것을 보여준다.
장덕철은 지난해 11월 발표한 곡 '그날처럼'으로 꾸준히 차트를 노크했다. 역주행을 기록하면서 서서히 상위권에 올랐고, 결국 1위까지 해냈다. '강자'인 박효신의 컴백으로 당분간 '박효신 천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장덕철이 예상을 깨고 달성해낸 성과다.
장덕철의 이전에는 멜로망스와 문문이 있었다. 멜로망스도 '선물'이 SNS에서 뜨거운 호응을 얻으면서 성과가 차트로 드러났던 사례. 이들은 지난해 윤종신과 함께 새로운 역주행의 아이콘으로 차트를 장악하고 가요계를 놀라게 했다. 꾸준한 흥행으로 좋은 음악이 갖는 저력을 입증한 멜로망스다.
멜로망스에 이어 문문이 2017년의 마지막 역주행 주인공이었다. '비행운'이 발표 1년여 만에 역주행으로 음원차트 1위를 기록한 것. 지난해 발표한 앨범의 수록곡이 1년 만에 차트에서 다시 주목받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사례. 당장의 '차트인'도 중요하지만, 멜로망스와 문문, 그리고 장덕철처럼 언젠가 발굴될 좋은 음악을 하는 뮤지션들에게 특히 더 의미 있는 성과들이다. /seo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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