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윤석(51)이 후배 여진구(22)에게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장준환 감독의 영화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2013)에 이어 ‘1987’을 통해 다시 한 번 연기 호흡을 맞췄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여진구가 경력 13년 된 아역배우 출신임에도 늘 예의바르고 대중에 겸손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리라.
김윤석은 6일 오후 인천 롯데시네마에서 진행된 무대인사에서 “저의 예비사위 여진구 군”이라고 관객들에게 소개했다. 영화를 본 관객들에게 웃음을 안기기 위한 농담이었지만 여진구에 대한 깊은 애정을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다.
이날 김윤석은 “제가 영화의 모습과 많이 다르죠?(웃음) 제 딸이 중3인데 엄마 손잡고 보러가서 눈이 퉁퉁 부어서 집으로 돌아왔더라. 아빠를 미워하던데 제가 장준환 감독을 미워하라고 했다(웃음)”고 첫 인사를 건넸다.
‘1987’은 1987년 1월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은폐하려는 정치권력에 맞서 신념을 걸고 정의를 택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이 영화에서 김윤석은 1980년대 공권력의 상징과도 같았던 대공수사처장 역을 맡았다. 부검명령서를 발부한 최 검사(하정우 분)와 갈등하며 극의 에너지를 책임진다. 여진구는 박종철 열사를 연기했다.
김윤석은 이어 “저도 1987년에 대학생이었다. 이제 두 딸의 아빠가 됐는데 박종철, 이한열 열사들은 대학생의 신분에서 생을 멈췄다”고 안타까워하며 “이 분들의 모습을 담은 ‘1987’이 진작 만들어져야했을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는 소감을 덧붙였다.
그러면서 “‘1987’은 1987년의 30주기가 되는 2017년에 개봉했다. 이제 2018년이 됐지만 올해를 이 영화로 여는 것도 또 다른 의미를 남기지 않을까 싶다”며 “여러분들은 새해 계획들을 잘 지키고 계신지 모르겠지만 전 (금연, 금주, 다이어트 등) 다 실패했다(웃음). 그렇지만 이 영화를 통해 숙연한 희망을 품고 하루하루 즐겁게 사는 게 어떨까싶다”고 진심을 전했다./ purplis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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