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아들 준현이가 야구를 시작하면서 내가 좋은 본보기가 돼야 한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박석민(NC)의 책임감이 더욱 커졌다. 장남 준현 군이 야구를 시작하면서 아버지이자 야구 선배로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석민은 "준현이가 야구 선수가 되고 싶다고 했을 때 반대했던 게 사실이다. 야구 선수의 길이 얼마나 힘들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기에 그럴 수 밖에 없었다. 준현이의 의지가 확고해 결국 뜻을 받아 들였다. 야구를 하면서 인성적인 부분에서 배울 게 많아 착하고 건강하게 자랐으면 좋겠다는 마음 정도 뿐이었는데 기대 이상이었다"고 말했다.
박석민은 지난해 11월 소년체전 지역 예선전 때 그라운드를 누비는 준현 군의 모습을 보면서 가능성을 확인했다. 그는 "처음 야구를 시킬 때 소질이 없다고 판단했는데 이번에 보니까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뛰어났다. 아내에게도 잘 키워보자고 웃으며 말했다. 준현이에게 칭찬은 하되 자만하지 않고 무엇보다 야구 선수 이전에 사람이 먼저 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야구를 시작한 뒤 긍정적인 변화를 확인했다. 예전보다 더 차분해졌고 밥도 더 잘 먹는다. 아직 많은 걸 기대해선 안되겠지만 선수로서 좀 더 승부 근성을 키웠으면 좋겠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박석민에 이어 준현 군도 남동률 율하초등학교 야구부 감독에게서 야구를 처음 배웠다. "내게 야구를 처음 가르쳐주신 스승께서 준현이까지 가르쳐주신다니 기분이 새롭다. 부자가 같은 감독님께 배우는 게 대한민국 최초 아닌가"라고 너스레를 떨기도. 이어 "준현이를 율하초등학교에 보낸 이유는 남동률 감독님이 계시기 때문이다. 감독님 덕분에 이 자리까지 왔다. 준현이도 감독님께 잘 배웠으면 좋겠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박석민은 시즌이 끝날때면 선수 아버지 아닌 야구 선배로서 율하초등학교 야구부를 찾는다. 그는 "시간이 날 때마다 갔었는데 가르치는 게 정말 뿌듯했다. 아이들에게 이렇게 한 번 해보자 하면 따라 하기 위해 노력하는 자세만 봐도 기쁘다"면서 "대구지역 5개 초등학교 야구부 가운데 율하초등학교 야구부만 실내 훈련장이 없다. 아이들이 좀 더 좋은 환경에서 훈련할 수 있도록 관계 기관에서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박석민은 준현 군이 타자보다 투수로서 성공하길 기대했다. "하체가 길고 공던지는 감각이 탁월하다"는 게 그 이유다. 준현 군은 현재 유격수, 2루수 등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중이다. 박석민은 "투수가 공만 잘 던진다고 되는 게 아니라 기본기가 잘 갖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KBO리그에 돌풍을 일으켰던 이종범-이정후 부자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자 "사람이 하는 일인데 우리 준현이라고 안 될 게 있나. 된다고 믿어야 된다고 본다. 물론 프로 선수가 되는 게 굉장히 어렵고 프로에 가더라도 자리잡는 건 더더욱 힘들지만 항상 준현이를 믿고 지원하겠다. 현재로선 야구를 즐기면서 건강하게 잘 자라주길 바랄 뿐"이라고 미소를 지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