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피겨 스케이팅의 두 왕자 차준환(17, 휘문고)과 이준형(22, 단국대)이 평창행 티켓을 위한 마지막 승부에 나선다.
차준환은 지난 6일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평창 올림픽 대표 최종선발전 2017년 KB금융 피겨스케이팅 코리아 챌린지 3차 남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1위를 차지했다.
그는 기술점수(TES) 45.35점에 예술점수(PCS) 38.70점을 합쳐 84.05점으로 고득점에 성공하며 대표 선발전을 뜨겁게 달궜다.
안타깝게도 2장의 티켓이 주어진 여자부와 달리 남자 피겨 싱글에서는 대표 선발전 합산 점수 1위만 평창을 향할 수 있다.
1, 2차전 합산 점수 2위에 그쳤던 차준환은 마지막 대역전극을 위해서 변화를 시도했다. 먼저 위험한 쿼드러플 점프 대신 안정적인 트리플 점프를 택했다. 차준환은 이날 고득점 대신 안정적으로 점프를 유지하며 점수를 챙겼다.
차준환은 "부상과 부츠 문제로 기존 프로그램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후 브라이언 오셔 코치와 상의하여 쇼트 프로그램 구성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날 트리플 점프를 통해 가산점을 모두 챙긴 것과 두 차례 콤비네이션 스핀과 스텝 시퀀스를 연달아 성공시킨 것이 80점 대 고득점으로 이어졌다.
한편 앞선 1,2차 대표 선발전 합산 점수 1위를 달리던 이준형은 첫 과제인 트리플 악셀 점프부터 실수를 범하며 큰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그는 격차를 극복하지 못하고 차준환에 미치지 못하는 76.80점에 그쳤다.
차준환의 분전 덕분에 남자 싱글 선발전은 끝까지 결과를 알 수 없게 됐다. 양 선수의 점수 차는 이제 20.29점(이준형 535.92점, 차준환 515.63점)으로 좁혀졌다. 충분히 프리스케이팅의 결과에 따라 승부가 뒤바뀔 수 있는 점수 차이다.
추격 측인 차준환은 마지막 승부수까지 꺼냈다. 그는 지난 시즌 주니어 대회에서 사용하던 프리스케이팅 곡으로 돌아간 것.
차준환은 마지막 프리스케이팅에서 지난 선발전 두 차례 사용한 'The Planets'에 맞추어 연기했으나 지난 시즌 사용했던 곡인 ‘Il Postino’에 맞추어 연기할 계획이다. 그는 "곡에 대한 이해도를 바탕으로 장점들이 잘 드러나는 연기를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선두인 이준형도 어느 정도의 여유가 있다. 쇼트 프로그램처럼 실수를 범하지만 않는다면 아직 차이는 충분하다. 앞서 있다는 장점을 살려서 안정적인 운영만 보이면 된다. 20.29점이라는 벽이 그를 지켜주고 있다.
이번 대표 선발전서 차준환과 이준형은 서로 엎치락뒤치락 경쟁하며 서로를 발전시키고 있다. 하지만 두 사람 중 오직 한 명만이 평창 올림픽 출전의 영광을 누릴 수 있다.
과연 마지막으로 살아남아서 평창을 향할 사람은 누구일지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mcado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