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길호가 본격적인 항해에 나선다.
김봉길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 축구대표팀은 6일 출국해 중국 장쑤성서 열리는 AFC U-23 챔피언십에 참가한다. 김봉길 감독은 지난해 9월 U-23 대표팀 감독에 선임된 뒤 국내에서 두 차례 담금질을 통해 옥석을 발굴했다. 창원과 제주도에서 경쟁 끝에 최종 23인 명단이 확정됐다.
윤승원(서울), 장윤호(전북) 등 K리그서 활약하는 이들과 황기욱(투비즈, 벨기에), 박인혁(보이보디나, 세르비아) 등 해외파 2명 그리고 지난해 FIFA U-20 월드컵서 이름을 떨친 뒤 최근 프로팀에 입단한 조영욱(고려대-FC서울), 송범근(고려대-전북현대), 이상민(숭실대-울산현대) 등이 포함됐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 베트남, 시리아, 호주와 함께 D조에 속해 조별리그 치른다. 11일 베트남전을 시작으로 시리아(14일), 호주(17일)와 차례로 맞붙는다. 총 16개국이 참가해 4팀씩 4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펼친 뒤 각 조 상위 2개국이 8강 토너먼트에 진출한다. 한국은 2013년 4위, 2016년 준우승을 차지했다.
▲ 동기부여
한국은 신태용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던 2016년 1월 대회 결승에서 일본에 2-0으로 앞서며 우승을 눈앞에 뒀지만 내리 3골을 내주며 뼈아픈 2-3 역전패를 당한 기억이 있다.
직전 대회는 2016 리우 올림픽 예선을 겸해 선수들의 동기부여가 상당했다. 이번엔 출전권이 걸려 있지 않아 동기부여가 다소 떨어지는 듯 보이지만 감독과 선수는 2018 인도네시아 아시안게임을 위해 중요한 무대라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김봉길 감독은 "축구 선수는 항상 경쟁하는 직업"이라며 "8월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선의의 경쟁을 통해 발전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어 "목표는 우승이다. 준비 기간이 짧았지만 최소 4강에 들어서 우승까지 욕심 내겠다"고 강조했다.
주장 황현수도 "우리의 목표는 우승"이라며 "아시안게임까지 계속 선의의 경쟁을 펼치겠다"고 다짐했다. 공격수 김건희(수원 삼성)도 "내가 원하는 높은 위치에 올라갈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간절하게 하겠다"고 선전을 다짐했다.
▲ 골짜기 세대의 역습
김봉길호는 형들과 아우들의 그늘에 가려 골짜기 세대로 평가받는다. 위로는 리우 올림픽에 나선 선배들이 있고, 아래로는 지난해 U-20 월드컵에 출전한 후배들이 있다. 김봉길호의 주축들은 지난 2014 AFC U-19 챔피언십서 아픔을 맛보며 세계 무대를 경험하지 못했다.
김 감독은 골짜기 세대라는 평가에 대해 "선수들은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프로에서 두각을 나타낸 선수도 있었고 재발견한 선수도 있었다"고 평가했다.
황현수는 "골짜기 세대가 아니라는 걸 증명하겠다"면서 "우리의 전력은 상대국들에 떨어지지 않는다. 하나로 뭉치면 잘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김건희는 "U-19 대표팀 때 세계대회를 못 가서 골짜기 세대라는 소리를 듣는다. 이번에 잘 뭉쳐서 더 올라가겠다"면서 "좋은 성적으로 올해 첫 출발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 박항서의 베트남
베트남 U-23 대표팀 사령탑은 우리에게 익숙한 박항서 감독이다. 2002 한일 월드컵 수석코치를 거쳐 경남, 전남, 상주 등을 이끌다 지난해부터 베트남 A대표팀과 U-23 대표팀을 동시에 이끌고 있다.
김 감독은 "베트남, 시리아, 호주의 영상을 보고 분석했는데 만만한 팀은 없다. 베트남은 훌륭한 박항서 감독님이 조직적으로 키웠다. 동남아 특유의 스타일을 지닌 공격진의 스피드가 좋고, 역습에 능하다. 수비는 조금 미흡하지만 전체적으로 적극적인 압박을 펼친다"면서 "시리아는 A대표 선수들이 많아 만만치 않다. 호주는 유럽 선수들이 몇 명 온다. 피지컬도 우수하다. 우리도 열심히 준비했기에 좋은 경기를 하겠다"고 설명했다.
U-19 챔피언십서 베트남을 상대해봤던 김건희는 "베트남전의 경기력은 좋았는데 결과가 아쉬웠다"며 "이번에 한 조에 속한 호주와 시리아는 피지컬이 좋다. 베트남은 볼을 잘 차지만 피지컬을 앞세워 강하게 하면 주눅이 들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dolyng@osen.co.kr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