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위치에 올라갈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간절하게 하겠다."
김봉길호가 본격적인 항해에 나선다. 김봉길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 축구대표팀은 오는 6일 출국해 중국 장쑤성서 열리는 AFC U-23 챔피언십에 참가한다.
김봉길 감독은 지난해 9월 U-23 대표팀 감독에 선임된 이후 국내에서 두 차례 담금질을 통해 옥석을 발굴했다. 창원과 제주도에서 치열한 경쟁 끝에 5일 최종 23인 명단이 확정됐다.
윤승원(FC서울), 장윤호(전북현대), 김건희(수원삼성) 등 K리그 선수 13명이 주축을 이루고 황기욱(투비즈, 벨기에), 박인혁(보이보디나, 세르비아) 등 해외파 2명이 선발됐다.
지난해 FIFA U-20 월드컵에서 활약한 후 최근 프로팀으로 입단이 확정된 조영욱(고려대-FC서울), 송범근(고려대-전북현대), 이상민(숭실대-울산현대)도 이름을 올렸다.
한국은 신태용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던 지난해 1월 대회 결승에서는 일본에 2-0으로 앞서며 우승을 눈앞에 뒀지만 내리 3골을 내주며 뼈아픈 2-3 역전패를 당한 기억이 있다.
공격수 김건희(수원 삼성)는 5일 파주 NFC서 열린 기자회견서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지난 2014 AFC U-19 챔피언십서 아픈 기억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당시 대표팀은 일본 중국 베트남과 한 조에 속했지만 세계 무대로 향하지 못했다.
김건희는 "우리가 19세 이하 대표팀 때 안 좋은 모습을 보였다. 이번 대회 좋은 성적으로 올해 첫 시작을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 베트남, 시리아, 호주와 함께 D조에 속해 조별리그 치른다. 11일 베트남전을 시작으로 시리아(14일), 호주(17일)와 차례로 맞붙는다. 16개국이 참가해 4팀씩 4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 뒤 각 조 상위 2개국이 8강 토너먼트에 진출한다. 한국은 2013년 4위, 2016년 준우승을 차지했다.
김건희는 "U-19 챔피언십 베트남전서 경기력은 좋았는데 결과가 아쉬웠다"며 "이번에 한 조에 속한 호주와 시리아는 피지컬이 좋다. 베트남은 볼을 잘 차지만 우리가 강하게 나가면 첫 경기를 잘 치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건희는 김봉길호가 형들과 아우들에 가려 골짜기 세대라는 평가를 받는 것에 대해서는 "U-19 대표팀 때 세계대회를 못 가서 그런 소리를 듣는다. 이번에 더 잘 뭉쳐서 위로 올라가겠다"고 말했다.
김건희는 올해 대표팀과 소속팀서 펼쳐지는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2018 인도네시아 아시안게임에 나설 기회를 잡을 수 있다. 그는 본업인 최전방 공격수는 물론 윙어도 소화해야 한다.
김건희는 "(이)근호는 힘이 좋고, (박)인혁이는 헤딩 경합이 좋다. 난 드리블과 일대일 돌파가 좋아 감독님이 윙어를 주문하고 있다"며 "확실한 주전은 없다. 모두 기량이 좋고 비슷하다. 감독님이 기회가 왔을때 100% 발휘할 수 있도록 잘 준비하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소속팀 활약도 중요하다. 김건희는 "올 시즌 K리그서 경기에 출전하는 이들이 유리하다. 소속팀 경쟁서 이겨야 아시안게임 출전이 가능하다"며 "내가 원하는 높은 위치에 올라갈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간절하게 하겠다"고 눈빛을 번뜩였다./doly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