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요소가 한가득이다. 시작 전 기대 만큼 우려도 컸던 게 사실. 그럼에도 tvN '슬기로운 감빵생활'을 대하는 시청자들의 자세는 특별하다.
'슬기로운 감빵생활'은 야구 선수 김제혁(박해수 분)이 성폭행 당할 뻔한 여동생(임화영 분)을 구하려다 살인을 저지르게 돼 감옥에 갇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초반 배경은 구치소였고 이젠 교도소다. 따라서 등장인물들 대부분이 범죄자이고 교도관이다. 첫 방송 전 범죄 미화에 대한 우려는 당연했다. 자칫 잘못하면 교도소 생활에 잘못된 환상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
게다가 동성애 코드도 담고 있다. 극중 약쟁이 유한양(이규형 분)은 동성 연인(김준한 분)을 위해 약을 끊기로 다짐한 상황. 3일 방송된 11회에서는 두 사람의 키스신까지 간접적으로 그려져 눈길을 끌었다.
교도소도 사람 사는 곳이라는 큰 틀 아래 이야기가 펼쳐지고 있다. 그곳엔 정말 나쁜 사람, 억울한 사람, 잘못을 뉘우치는 사람, 비리를 저지르는 사람, 새로 태어난 사람 등 다양한 군상이 존재한다. 이러한 신선한 배경에 참신한 스토리가 한몫한 셈.
무엇보다 주요 캐릭터를 연기하는 배우들의 호연이 '슬기로운 감빵생활'의 본방 사수를 이끌고 있다. 주인공 박해수는 물론 정경호, 최무성, 정웅인, 성동일, 유재명 등 베테랑 배우들은 캐릭터에 완벽하게 녹아들었다.
특히 이규형, 정해인, 박호산, 정민성, 신재하, 김준한, 이호철, 안창환, 이훈진, 강승윤, 정재성, 김성철, 김경남, 박형수, 주석태, 안상우, 강기둥 등 낯선 배우들의 훌륭한 연기가 '슬기로운 감빵생활'을 탄탄하게 받치고 있다.
진심이 통한 걸까. 첫 방송 전 신원호 PD는 취재진에게 "감옥에는 굴곡진 인생을 산 사람들이 있다. 이들의 흥미로운 인생 각각의 이야기를 펼쳐내려고 한다"며 범죄 미화보다는 사람들이 가진 이야기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드라마 불변의 법칙. 사람 사는 이야기라 '슬기로운 감빵생활'이 안방에 통했을 터다. /comet568@osen.co.kr
[사진] '슬기로운 감빵생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