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③에 이어) ‘그것만이 내 세상’(감독 최성현)은 한국 영화를 대표하는 배우 이병헌과 차세대 배우로 주목받는 박정민의 첫 번째 만남으로, 신선하고 특별한 시너지를 기대케 한다.
최근 들어 영화 ‘내부자들’ ‘마스터’ ‘남한산성’ 등 매 작품 장르와 캐릭터를 가리지 않는 완벽에 가까운 연기력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아 온 이병헌은 신작 ‘그것만이 내 세상’에선 선 굵고 무게감 있는 캐릭터를 벗고, 동네 형처럼 친근하고 인간미 넘치는 조하로 변신했다.
평생을 주먹만 믿고 살아왔지만 이제는 자존심만 남은 한물간 전직 복서 조하. 카리스마, 코믹, 감동까지 소화해내는 이병헌의 탁월한 연기가 더해져 볼수록 매력 있는 캐릭터로 완성됐다.
이병헌은 4일 오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전작들과 다르게, 이번엔 일상적인 캐릭터를 한 번 해봐야겠다고 생각해서 선택한 게 아니다"라며 "‘남한산성’ 이후 (제가 마음에 드는 시나리오가)각잡는 인물이 나오는 영화였다면, 또 그런 작품을 선택했을 터다. 제가 어떤 캐릭터를 연기해야겠다는 생각보다 제 마음을 사로잡는 시나리오, 이야기가 주는 힘, 정서가 저를 움직이면 그 다음에 캐릭터에 대한 걱정을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에게 어떤 직업이나 배경을 가진 캐릭터를 맡는 것은 그다지 중요한 게 아니다. 오로지 마음을 뛰게 하는 이야기, 그것을 통해 전달하려는 메시지가 중요하다는 의미이다. "어떤 이야기와 정서를 이야기하느냐가 큰 문제"라고 '그것만이 내 세상'에 출연을 결정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병헌은 비교적 현실감 있는 캐릭터를 연기했는데 그 누구보다 리얼하게, 현실적으로 잘 살렸다. 이병헌은 이병헌이다.
""남한산성’때도 그랬지만 ‘그것만이 내 세상’도 두 세 벌의 의상만으로 갔다. 물론 사극은 안에 입는 옷도 많고 단정하게 갖춰야 해서 불편한데, 이 영화 속 캐릭터는 집에서 흔히 입는 의상을 입기 때문에 되게 편했다. 물론 의상팀도 일부러 헤진 옷을 가져다 주셨지만, 실제로 내가 오랫동안 입었던 트레이닝복과 반바지, 티셔츠를 촬영장에 몇 개 가져갔었다. 집안 씬을 촬영할 때 입었다"고 귀띔했다.
이병헌은 국내 영화 시장에서 캐스팅 1순위에 해당되지만, 할리우드 영화판에서도 통하는 배우이다. 데뷔 후 굵직한 작품에 출연하며 한류 배우의 가치를 입증해왔다.
이에 대해 이병헌은 "간혹 지금도 할리우드 작품들에서 제안이 들어와 검토는 하고 있는데 아직 출연할 생각이 있는 작품은 없다"고 말했다./purplis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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