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감빵생활'의 시청률이 갈수록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매회 뜨거운 호평을 받는 것은 물론 자체최고시청률을 경신하며 10% 돌파를 목전에 둔 것.
지난 3일 방송된 tvN 수목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극본기획 이우정/ 극본 정보훈/ 연출 신원호) 11회는 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가구 전국기준 평균 9.1%, 최고 10.4%의 시청률을 기록해 주목받았다.
이는 지상파를 포함한 전 채널에서 동시간대 1위에 해당하는 수치로, 2049 타깃 시청률 역시 평균 6.1%, 최고 6.8%를 기록하며 드라마를 향한 시청자들의 뜨거운 인기를 입증했다.
드라마가 중·후반부에 접어든 만큼, 갈수록 쫀쫀해지는 스토리와 캐릭터들의 케미스트리가 극의 몰입을 높이고 있는 상황. 이에 OSEN은 신원호 PD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에 대해 물었다.
이하 신원호 PD와의 일문일답
Q. 시청률이 하루가 다르게 오르고 있습니다. 10% 공약 하나 세워주시면 안 될까요?
"10% 시청률이 가능할지 모르겠어요. 넘으면 좋겠지만 10%가 얼마나 넘기 힘든지 알고 있습니다. tvN으로 이적해 오면서 다시는 두 자릿수 숫자를 넘을 수는 없겠다고 생각했는데 '응답하라1994' 마지막 방송이 10%를 넘었을 때가 개인적으로 감격스러웠던 순간으로 기억에 남네요. '응답하라1988'는 감사하게도 더 높은 시청률이 나오기도 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케이블 환경에서 10%는 어마어마한 숫자입니다. 그래서 공약은 함부로 말씀드리기 어렵네요. 조심스러워요."
Q. 극중 문래동 카이스트와 헤롱이의 케미가 남다른데요. tvN에 시상식이 없어 아쉽긴 하지만 PD님이 생각하는 '슬기로운 감빵생활'의 베스트 커플상은요?
"현장에서 연출하며 가장 보기 좋은 배역은 단연, 제혁(박해수 분)과 준호(정경호 분)입니다. 박해수, 정경호 배우는 사실 옆에 누구를 붙여 놓아도 좋은 케미를 보여줄 수 있는 배우죠. 또 장기수(최무성 분)와 장발장(강승윤 분)도 개인적으로 짠해요. 장발장이 면회를 오지 않을 것 같지만 결국은 온다는 결말을 미리 알고 있어서 그런지 이 둘의 애틋함이 더 많이 느껴졌습니다. 장기수와 장발장은 다른 커플보다 더 굴곡이 있고, 감정선이 있죠. 장발장의 배신도 인간적인 배신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범죄자라서가 아니라 사람이라 그랬다', '이런 사람, 저런 사람도 있어', '사람이기 때문에 저런 식으로 툭 거짓말을 하기도 해'하는 이야기를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해롱이와 문래동 카이스트는 또 다른 축이에요. 아웅다웅 싸우고 재미를 채워주는 커플이다 보니, 앞에 얘기한 커플보다는 또 다른 의미의 애정이 가는 커플입니다. 유대위(정해인 분)와 해롱이, 둘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는 드라마 후반부에 더 남아있습니다. 특히 둘이 동갑이기 때문에 특별한 케미가 있죠. 남자들끼리는 차라리 형 동생 사이가 낫지, 동갑이 제일 어렵고 애매한데요. 동갑이기에 지니는 갈등, 서로 너무 다른 것들을 갖고 있는 친구들이라 앞으로도 재미있는 케미가 많으니 관심을 갖고 지켜봐 주시면 좋겠습니다. 이번 드라마는 구조상 브로맨스, 남자들의 케미로 채워질 수밖에 없는 부분이 있어서 브로맨스가 잘 보여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시청자분들이 좋아해 주셔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Q. 범죄를 미화한 건 아니지만 드라마를 보다 보면 감방도 살만하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어린 시청자들에게 자칫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촬영 중 유독 조심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요?
"범죄 미화 부분을 늘 조심하고 있습니다. 감옥을 소재로 잡으면서 가장 걱정한 부분이 범죄자 미화였으나, 수감자의 범죄 자체에 주목하기보다는 교도관과 수감자의 가족들 등 교도소를 둘러싼 모든 인물들의 사람 사는 이야기를 보여주는 데 집중하려고 노력했어요. 각 인물이 '범죄를 저지를 수밖에 없었어'라고 하는 범죄의 당위성을 주장하는 시선이 아니라, 감옥에 들어와 생활하는 사람들은 일반적인 사람들보다 굴곡이 많은 극적인 인생을 살았다고 보는 시선에서, 그동안 시청자들이 못 봤던 다른 삶의 스토리를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이러한 삶도 있고, 이야기도 있고, 상황도, 캐릭터도 있다고 우리가 풀어낼 때, 분노, 슬픔, 감정이입은 시청자분들의 몫입니다. 우리가 한 가지 믿는 건, 시청자분들의 시청 수준이 이미 높기 때문에 우리 드라마를 보고 범죄를 미화해서 받아들이시진 않을 거란 점이죠. 미화 우려를 갖고 시청하시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취재 과정에서 들은 얘기로는 교정 시설이 과밀화되어 있어서 정말 공간이 없다는 이야기였습니다. 더 확대되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촬영의 편의를 위해 세트가 넓게 지어졌죠. 구치소는 장흥교도소에서 촬영돼 실제 방 사이즈인데, 세트장에서의 촬영을 생각하다 보니 같은 앵글이 줄 수 있는 지루함이 생길 것 같아, 다양한 앵글을 위해 실제보다 교도소 방이 넓어졌습니다. 구치소에서 교도소로 오니 생각보다 너무 넓게 지었다는 느낌이 있어 되도록 좁게 보여드리려 촬영에 유의했고요. 구치소 그림이 실상에 가깝다는 점을 유의해주셨으면 합니다.(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 nahee@osen.co.kr
[사진] OSEN DB, '슬기로운 감빵생활'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