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에 이어)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감독 최성현)은 진태(이병헌 분)가 엄마 인숙(윤여정 분)과 재회하고 평생 알지도 보지도 못했던 서번트증후군을 앓는 동생 진태(박정민 분)와 한집에 살게 되며 시작된다.
닮은 구석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형제의 좌충우돌 케미스트리로 시작부터 유쾌한 웃음과 재미를 선사한다. 진태와 조하가 시간이 흐를수록 서로 마음을 열어가며 친형제가 되어가는 변화의 과정, 두 아들을 하나부터 열까지 챙기는 엄마의 모습은 가족의 정이 메말라가는 요즘 같은 시대에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며 감동을 안긴다.
박정민은 4일 오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나이가 들수록 어머니는 애정 표현을 하시는데, 저는 반대로 잘 안하게 되는 거 같다. 어제 영화를 처음 보면서 어머니 생각이 나서 죄송스러웠다. 윤여정 선생님을 보면서 어머니 생각이 많이 나 눈물이 났다"며 "관객분들도 어머니 생각이 떠올라 눈물이 나지 않을까 싶다. 제가 나오는 영화를 보면서 그렇게 울 줄 몰랐다”고 말했다.
게임, 라면, 피아노 연주를 제일 좋아하는 진태는 의사소통이 서툴고 사회성도 부족하지만 피아노에 대한 천재적 재능과 순수하고 사랑스러운 매력으로 극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형 조하(이병헌 분)를 상대로 게임만큼은 백전백승을 이어가고, 1분 단위로 시간을 정확히 기억하며 보고 듣는 그대로 연주하는 그의 능력은 누구나 미소 짓게 만드는 특별함으로 보는 이들을 사로잡는다.
진태를 연기한 과정에 대해 박정민은 “힘들었지만 촬영하면서 재미있던 순간도 많았다. 윤여정 선생님과 이병헌 선배님이 제가 하고 싶은 대로 하게 해주시고 보면서 가타부타 얘기 안하시고 무조건 좋다고 해주셔서 그 어떤 조언보다 감사했다”라고 밝혔다.
박정민은 신인상 수상 이후 달라진 게 있느냐는 질문에 "신인상 이후 달라진 게 전혀 없다. 촬영 할 때 대학로에서 했는데 다들 저를 못 알아보신다. 물론 일(영화 및 드라마 출연 )은 좀 하고 있는데 달라진 게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결론적으로는 신인상과 영화 ‘동주’ 덕분에 2017년을 바쁘게 소처럼 일했던 거 같다. 어느 날 집에서 ‘내가 왜 무슨 계기로 일을 하는 거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천만 영화나 대박 드라마에 출연한 것도 아니지 않나. 대중적인 인지도가 없는데 그 이유가 무엇인지 혼자 고민을 해봤다. 근데 모르겠더라. 그래서 더 불안했다. 언제 사그라들지 모르는 현상일 수 있다"라는 생각을 전했다.
그러면서 "언제 또 일이 없어질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가끔씩 정신을 놔버릴 때가 있다. 모든 사람들이 그렇겠지만, 저 역시 예전에 있었던 고비들을 생각하며 극복하는 거 같다"며 "근데 사람이 간사한 게 일이 많으면 많은대로, 없으면 없는대로 걱정하지 않나. 지금은 '사바하'를 하고 있는데 재미있게 촬영하고 있다. 감독님이랑 잘 맞아서 재미있다"고 말했다.
박정민은 이병헌과의 호흡에 대해서는 "선배가 조언을 해주신 게 없었다. 물론 저를 불러놓고 말씀을 해주셨어도 감사했을 텐데 한 명의 동료로 생각해주신 거 같았다"며 "선배님이 ‘그냥 네가 준비한 거 한 번 마음껏 해봐’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밝혔다./purplish@osen.co.kr
[사진]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