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동욱이 영화 ‘신과함께-죄와 벌’을 통해 새로운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
자홍(차태현 분)의 동생이자 억울하게 죽은 육군 병장 수홍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친 김동욱은 분노하는 원귀부터 다정한 아들까지 쉽지 않은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내며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기대 이상의 활약으로 비밀병기 그 이상의 활약을 보여준 김동욱에 대해 평단과 관객들의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김동욱은 최근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주변에서 먼저 좋은 반응을 캡처해서 보내준다”며 “안 좋을 수 없다”고 감사함을 드러냈다.
김용화 감독의 제안을 받고 무슨 역인지도 묻지 않고 단번에 하겠다고 답했다는 김동욱은 카메오인 줄 알았지만 생각보다 중요한 역할이라는 것을 알고 놀랐다고 털어놓았다. 특히 가장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한 현몽 장면에 특히 부담감을 느꼈다는 그는 “말과 수화를 같이 하는 경우는 많이 없다더라. 말과 수화가 어순이 다르고 문장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단어들을 붙여서 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이 굉장히 힘들었다. 그 장면이 드라마적인 부분에서 중요한 포지션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부담감이 있었다”고 고백했다.
이어 그는 “그 씬 준비하기 일주일 전부터는 긴장하고 예민했었던 것 같다. 컨디션 조절도 하고. 꿈에서도 그 씬 장면을 찍고 있고 그랬다. 어느 하나에만 포커스를 둘 수 없으니까. 수화에만 신경 쓸 수도 없고 그렇다고 감정 때문에 수화를 엉망진창으로 할 수도 없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렇게 탄생한 현몽 장면은 많은 이들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하며 명장면으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너무 신파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그는 “배우한테 조심스러운 부분이다. 내 감정에 너무 젖어서도 안되고 관객들에게 강요하면 안 된다. 하지만 그 씬이 가진 목적은 분명히 있으니. 그런 씬을 찍을 때는 그냥 계속 바란다. 그냥 그 순간은 내가 내가 아닌 순간이 오기를 기도한다. 이번 것이 좀 그랬던 것 같다. 그 전 테이크에서는 이성적이었다면 영화에서 오케이된 컷들은 당시 어땠는지 생각이 안 난다. 그것이 마냥 좋은 것은 아니니 감독님 등 객관적으로 봐줄 수 있는 사람들의 의견이 중요한데 다행히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수홍이 원귀일 때의 모습은 진짜 분장이 아닌 CG. 분장이 힘들지 않았냐는 질문에 그는 “다 CG다. 맨얼굴로 찍었다. 100% 다 CG다. 그 점 찍은 얼굴을 보고 연기하는 선배님들이 더 힘드셨을 거다. 원래 테스트할 때 특수분장을 하고 찍었는데 CG가 더 효과적일 것 같다고 결정이 나서 촬영 때는 달마시안처럼 점 찍고 했다. 저는 찍고 있으니까 잘 모르고 밥 먹으러 갈 때 깜짝 놀라는 정도였다. 원귀일 때는 메이크업 할 게 없으니까 적응이 어렵지 않았는데 액션이나 연기들이 한 번도 해볼 수 없는 것을 혼자 하는 것이 어색하긴 했다”고 답했다.
‘국가대표’에 이어 김용화 감독과 두 번째로 작업을 한 김동욱은 김용화 감독에 대해 귀인이라는 표현이 적절하다며 “감독님한테 제가 표현을 잘 못해서 죄송하지만 은인 같은 분이다. 그 때 김용화 감독님의 추진력으로 ‘국가대표’라는 작품을 같이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지 않으셨다면 내가 계속해서 이렇게 좋은 표지션의 좋은 장편 영화들의 필모를 쌓을 수 있을까라는 의문은 계속 든다. 그래서 사실 그렇게 잘 된 작품이 몇 개 없지만 꾸준히 영화를 할 수 있었던 것에 가장 큰 이유는 김용화 감독님을 만나서 ‘국가대표’라는 작품에 캐스팅 됐던 순간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그 때는 평생 중요한 순간으로 기억될 것 같다”고 감사를 표했다. /mk3244@osen.co.kr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