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한거죠." 팬들의 냉담한 시선. 백민기(28·두산) 역시 잘 알고 있었다.
백민기는 지난달 5일 롯데 자이언츠가 FA 민병헌을 영입하면서 보상선수로 두산으로 이적하게 됐다. 당시 두산의 백민기 지명에 대해 많은 사람이 의문 부호를 가지고 있었다. 두산에 외야진이 비교전 탄탄했던 가운데, 백민기는 지난 2013년 롯데에 입단한 뒤 2015년 군 입대 전까지 통산 1군 출장이 47경기에 그쳤다. 1군 통산 타율도 7푼7리(26타수 2안타)에 머물렀다. 1군 경기가 많지 않았던 만큼 롯데 팬에게도 백민기는 다소 생소한 이름이었다.
비록 1군에서 보여준 것은 없지만 두산은 백민기의 잠재력을 믿었다. 특히 롯데 육성군 코치였던 김태균 코치를 비롯해, 공필성, 조성환 코치의 조언이 한몫했다.
백민기 역시 '두산행'에 대해서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 특히 두산이 약점으로 꼽히는 투수력을 보강을 위해 투수를 선택하겠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백민기는 "지명날 당시에도 아무래도 투수를 뽑아갈 것 같으니 야수 친구들과 우리는 아닐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런데 구단에서 가게 됐다고 들어서 얼떨떨했다"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자신의 향한 팬들의 의구심 역시 잘 알고 있었다. 백민기는 "당연한 것이다. 팀에 좋은 선수가 오기를 바라는 것을 알고 있다. 팬들의 부정적인 시선을 이해한다"고 이야기하며, "구단에서 나를 지명한 선택이 옳았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은 내 몫이다. 틀리지 않은 지명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현재 두산의 외야진은 풍족하다. 김재환과 박건우가 주전으로 나서고 있는 가운데, 우익수 한 자리를 놓고 정진호, 국해성, 조수행 등 올 시즌 1군에서 백업으로 뛴 자원과 함께 2군에도 김인태, 이우성 등 잠재력이 풍부한 선수들이 경쟁을 펼치고 있다. 여기에 새롭게 영입한 외국인 타자 지미 파레디스도 외야수 후보고, 시즌 말에는 정수빈까지 경찰청에서 복귀한다.
치열한 경쟁의 세계에 뛰어든 만큼, 백민기 역시 각오를 다졌다. 백민기는 "부담감을 프로 선수라면 누구든 가지고 있다. 다만 어디서든 야구를 하는 것은 똑같다. 어느 팀이나 경쟁은 해야하고 이겨내야 한다. 내 야구를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특히 주력과 수비는 항상 자신있었다. 잠실이 넓은 만큼, 주력과 수비는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방망이를 보완한다면 분명 기회는 온다고 믿는다. 그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하겠다"고 이야기했다.
특히 주력에 대해서는 "롯데 2군에서 김재유 선수가 가장 잘 뛰었는데 그 다음으로 빨랐던 것 같다"라며 "많은 사람이 군대에서 한 번에 살이 쪄서 주력이 느려졌다고 생각을 하는데, 입단 때부터 조금씩 키워간 것이다. 오히려 예전보다 더 뛰는 것은 좋아졌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새해가 밝은 만큼, 목표도 이야기했다. 백민기는 "일단 안 다치는 것이 최우선이다. 빨리 기회를 잡아서 팬들에게 내 이름을 알리도록 하겠다. 그래야 나를 지명해준 두산도 나쁜 소리를 듣지 않을 것이다. 이제 유망주라는 나이는 지났다. 꼭 좋은 모습 보여줄 수 있도록 하겠다"고 힘주어 이야기했다. /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