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인피니트의 리더이자 메인보컬인 김성규에게는 그동안 갈고닦은 또 하나의 타이틀이 있다. 바로 지난 2011년 데뷔작 '광화문연가'에서부터 이어온 '뮤지컬 배우 김성규'라는 타이틀이다.
지난해 12월 15일부터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관객들과 만나고 있는 '광화문연가'는 주인공 명우가 죽음 직전에 자신의 첫사랑을 떠올리며 인생을 뒤돌아보는 순간을 다룬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지난 2011년 초연 이후 기본 스토리라인은 살리되 전체적인 세부 구성이 바뀌어 돌아왔으며, 초연 당시 함께했던 김성규는 이번 '광화문연가'에서 주인공 명우의 젊은 시절 모습으로 분해 고(故) 이영훈 작곡가의 명곡들을 소화 중이다.
특히 김성규는 명불허전 가창력은 물론, 극중 첫사랑 수아에게 수줍게 사랑을 표현하는 젊은 명우 역을 자연스러우면서도 귀엽게 표현해 호평받고 있는 상황. 그가 연기 레슨을 한 번도 받아본 적이 없다는 사실이 그저 놀랍고 신기할 뿐이다.
이에 OSEN은 인피니트 컴백 준비는 물론 '광화문연가'로 그 누구보다 바쁜 연말과 새해 아침을 보낸 김성규를 만나 대화를 나눠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하 김성규와의 일문일답
Q. 첫 공연 때 소감이 어땠나요?
"많이 떨리기도 했고 긴장도 됐어요. 제가 같은 역할을 맡은 배우들 중에서 마지막 순서로 첫 공연에 오르게 돼서 더 많이 긴장한 것 같아요. 그래도 무사히 잘 마무리된 것 같아 기분이 너무 좋았어요."
Q. 어떻게 '광화문연가'와 함께하게 됐나요?
"사실 '광화문연가'는 초연이었을 때 함께한 적이 있어요. 저의 뮤지컬 데뷔작이죠. 그 작품이 새롭게 만들지는 데다 연출도 당시 함께했던 이지니 연출님이셔서 자연스럽게 출연하게 됐어요. 또 노래가 워낙 좋기도 하고요."
Q. 작품이 예전과 얼마나 많이 달라졌나요?
"완전히 달라졌어요. 지금 제가 맡은 역할이 그때보다 비중이 높아요. 초연 때는 안내자의 역할이었다면 지금은 주인공의 젊었을 때를 회상해주는 역할이라 개인적으로 더 마음에 들어요."
Q. 안재욱씨, 이건명씨 등 기라성 같은 선배님들과 함께 연기하니 배우는 게 많을 것 같아요.
"정말 많이 배워요. 재욱이 형은 연습이 끝나고 캐릭터의 방향성 등 많은 것들을 알려주셨어요. 사실 제가 낯을 좀 가리는 편이라 걱정을 많이 했는데 첫 리딩 후 술자리에서 선배들이 편하게 대해주셔서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어요. 이후로는 이것저것 조언을 들으며 재밌게 연습했어요."
Q. 그동안 꾸준히 뮤지컬을 해왔는데요. 뮤지컬만의 매력이 있다면요?
"우선 너무 재밌어요. 그동안 인피니트로서 많은 공연을 해왔지만 인피니트 성규가 아닌 다른 역할을 맡아 연기하면서 노래를 하는 게 재밌어요. 처음에는 어려운 점도 있었고 낯설기도 했지만 뮤지컬을 하면서 그 자체를 좋아하게 된 것 같아요. 방송에서와는 또 다른 생동감이 느껴지거든요. 지금도 '광화문연가'를 하면서 행복을 만끽 중이에요."
Q. 아이돌의 입장에서 뮤지컬 도전이 부담이 될 때는 없었나요?
"어릴 때는 부담감을 많이 느꼈어요. 제가 어떤 선입견 때문에 위축되지 않을까 걱정도 했고 스트레스도 받았죠. 그런데 작품을 계속하다 보니 아이돌 출신이라는 부담감보다는 '잘 해야겠다'는 마음이 더 커진 것 같아요. 그런 시선이 짜증 난다기 보다 그만큼 절 관심 있게 봐주신다는 생각에 '더 잘해라'는 격려로 받아들였거든요. 그래서 요즘은 그런 부담감을 잘 안 느끼고 대신 '어떻게 하면 더 잘 표현할 수 있을까', '오늘은 어떻게 해볼까'를 고민 중이에요."
Q. 연기를 배운 적이 있나요?
"아니요. 아직 따로 레슨을 받은 적은 없어요. 뮤지컬 작품에 들어가면 그 연습에 충실한 것 같아요. 선배님들 조언도 듣고 제가 생각하는 캐릭터의 모습을 시도해 보면서요. 사실 예전에 같이 무대에 서는 형한테 '어떻게 하면 잘 해요?'라고 물어본 적이 있어요. 그런데 형이 '그거 말해준다고 잘 하겠니?'라고 답하시더라고요. 저도 '아, 그렇구나' 싶어 스스로 터득해나가고 있는 중이에요."
Q. 그 형이라는 분은 아직도 활동 중이신가요?
"네. 지금 방송 중인 tvN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에 나오세요. 박호산 형이오. 처음 '광화문연가'를 했을 때 만난 형이에요. '인 더 하이츠' 때도 같이 했고요. 얼마 전에 방송을 보고 깜짝 놀라서 문자를 남겼는데 '너무 바빠서 첫 방송 때 모니터도 못했다'고 하시더라고요."
Q. 연기에 대한 욕심은 없나요?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해보고 싶어요. 그동안 제의가 들어오기도 했지만 '내가 해야겠다'는 생각이 안 들어서 하지 못했거든요. 언제든 하고 싶은 게 있다면 도전할 생각이에요." / nahee@osen.co.kr
[사진]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