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사기꾼vs천재사업가"..'위대한 쇼맨', 실존인물 미화 논란
OSEN 최이정 기자
발행 2018.01.02 16: 35

 할리우드 영화 '위대한 쇼맨'(The Greatest Showman, 감독 마이클 그레이시)이 국내외에서 흥행 행진 속에 논란을 안고 있는 모습이다. 이는 단순히 이 영화를 넘어 실존인물을 영화화한 작품들에게 묵직한 화두를 던진다.
휴 잭맨이 주연을 맡은 '위대한 쇼맨'은 쇼 비즈니스의 창시자 바넘의 이야기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오리지널 뮤지컬 영화. 영화는 무일푼에서 시작해 화려한 쇼를 만들어 전 세계를 매료시킨 독창적인 한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다.
가진 것 없던 비천한 백인 남자 바넘이 흑인, 여성, 장애인 등 소수자를 모아 지상 최대의 쇼를 만드는 이야기와 주옥같은 OST는 관객들을 압도하고 감동을 주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영화가 개봉되자 북미에서부터 실존 인물 바넘의 미화란 비판이 흘러나왔다. 
바넘의 실제 모델인 미국의 유명한 서커스 단장인 피니어스 테일러 바넘(Phineas Taylor Barnum)은 평가에 있어 논란의 인물이다. 19세기 중반 미국의 서커스를 기발한 아이디어로 홍보하며 쇼 비즈니스의 세계로 올려놓은 그를 누군가는 흥행의 천재라고 부르지만 누군가는 사기꾼이라 평한다.
바넘은 영화에서처럼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난 인물이었지만 타고난 마케팅 감각으로 쇼 비지니스 세계에서 성공을 거뒀다. 하지만 그가 벌이는 마케팅은 80세 노인을 171세라 속이고 어필하는 식이었다. 
더불어 그는 사회 약자인 여성, 장애인을 상업적으로 이용하고 동물 학대를 저지른 비윤리적인 인물이자 인종차별주의자로도 평가받는다. 그는 실제로 프릭쇼(생물학적으로 희소한 무언가를 전시하는 행위. 대개 특정 신체 부위가 비정상적으로 크거나 작은 신체 이형을 가진 사람이나 장애인, 남성과 여성의 성징을 모두 가진 사람, 희귀한 병에 걸린 사람 등이 전시 대상)의 쇼맨 중 가장 유명한 사람이다.
그리고 바넘이 영국에서 사들인 점보 코끼리는 영화에서처럼 실제로 큰 인기를 끌었는데, 코끼리가 기차에 치여 죽자 박제해서 순외 전시를 한 일화는 유명하다. 더불어 바넘은 점보 코끼리가 새끼를 구하려다가 자기 몸을 던져 죽었다는 거짓 스토리텔링까지 더해 홍보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속기 위해 태어나는 사람들이 있다(There's a sucker born every minute)'란 바넘이 남긴 말은 유명하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오히려 대중이 그에게 속아넘어간 것 조차 즐겼다고 생각한다. 이런 사람들은 바넘이 뛰어난 마케팅 홍보력으로 서커스를 기업 조직으로 운영하며 엔터테인먼트 사업으로 발전시킨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명암이 극명히 존재한다고 할 수 있겠다.
북미에서는 개봉되자 "영화는 잘 만들었지만 역사를 왜곡하지는 말라"는 논조의 기사들이 다수 등장했다. 실제 '위대한 쇼맨'의 이 바넘의 긍정적인 부분을 포장해 담아놓은 것이 사실. 그러나 '영화는 영화로만 보자'란 시선도 많다.
영화에서 역사적인 기록을 찾기 보다는 영화적 재미를 즐기는 것에 손을 들어주는 의견. 버라이어티의 한 비평가는 "'위대한 쇼맨'을 비판적 시각으로만 보는 것이, 역설적으로 가장 쿨하지 못하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비판의 지점은 이해하고 많은 비평가들이 혐오 속에 영화를 보지만, 정작 그들이 말하는 것은 영화에 실제로 등장하지 않는다고 꼬집는다. 
한편 '위대한 쇼맨'은 국내에서 1일까지 전국 87만 5,349명(영진위)의 관객을 동원했다. /nyc@osen.co.kr
[사진] 영화 스틸,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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