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로 울고 예능으로 웃고 있는 이승기다. 비록 제대 후 복귀작으로 선택한 tvN '화유기'가 연일 잡음을 내고 있지만 이승기의 가치는 여전하다.
'화유기'는 지난해 12월 23일 첫 방송 이후 뜨거운 관심을 얻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그 기쁨은 채 하루가 가지 못했다. 하루 뒤인 2회에 역대급 방송사고가 발생했고 '화유기'에 대한 비난과 질타는 쏟아졌다.
tvN 측은 즉각 사과를 하며 방송을 급히 중단했고 완성본을 다음 날 크리스마스 선물로 시청자들에게 전했다. 미흡했던 부분을 보완한 '화유기' 2회 역시 그럭저럭 볼 만했다. 뿔날 시청자들도 다시 돌아선 듯했다.
그러나 23일 새벽, 촬영장에서 스태프 추락사고가 발생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고 '화유기'는 또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결국 '화유기' 3회는 30일 결방됐고 이번주 방송 재개 역시 불투명한 상황이다.
3일 경찰 조사 이후 향후 플랜이 정해질 터. '화유기'로서는 거대한 암초를 만나 표류 중이지만 단 2회 만으로 배우 이승기의 진가는 확인됐다. 방송 전 제작진이 자신했던 "승기는 곧 손오공"이 제대로 입증됐다.
이승기는 지난해 10월 말 전역 이후 쉬지 않고 일하겠다며 특전사 출신다운 투지를 불태웠다. 그런 그가 선택한 작품이기에 '화유기'에 대한 관심과 기대감이 높아진 것도 사실. 물론 여러모로 실망스러운 점이 있긴 하지만.
그럼에도 이승기는 배우로서 다시 한번 이름 석 자를 보는 이들에게 각인시켰다. 손오공 특유의 막돼먹은 매력에 우마왕 역의 차승원, 삼장 역의 오연서와의 '케미'가 시청자들에게 다채로운 즐거움을 선사했다.
'화유기'가 표류 중이지만 SBS '집사부일체'는 안정적으로 안방에 정착했다. 지난해 마지막 날 첫 전파를 탄 '집사부일체'는 이승기의 집을 최초 공개하고 이상윤, 육성재, 양세형의 첫 만남을 그리며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시청률 역시 응답했다. 닐슨코리아 기준 10.4%의 시청률로 일요일 황금 시간대 훌륭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분명 이승기의 몫이 8할이었다. 돌아온 믿고 보는 예능인 이승기 덕분이다.
이날 방송에서 이승기는 전역 후 불타오르는 방송 의지, 트와이스에 대한 맹목적인(?) 애정, 초보 예능인 이상윤을 몰아가는 재미, 사부 전인권을 대하는 톤앤매너로 보는 이들을 흐뭇하게 만들었다.
'화유기'로 울상 짓던 그가 '집사부일체'로는 활짝 웃었다. '화유기'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올지, '집사부일체'가 얼마나 더 날아오를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comet568@osen.co.kr
[사진] tvN S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