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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h!커피 한 잔②] '1987' 장준환 감독 "아내 문소리, 영화인으로서 도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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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보라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영화 ‘1987’(감독 장준환)은 1987년 1월부터 6월 항쟁까지의 역사가 담겨 있다. 반 년 동안에 벌어진 비교적 짧은 역사를 한 편으로 길게 늘린 건데, 지루하거나 어설프지 않다. 정통 역사를 영화를 통해 쉽게 읽을 수 있는 것이다.

1987년 1월 4일 박종철 고문치사사건, 6월 9일 최루탄에 맞은 이한열 열사의 안타까운 죽음, 그리고 청년의 무고한 죽음을 애도한 대학생과 시민들은 1987년 6월 뜨겁게 끓어올랐다. 대한민국 민주화의 분수령이 된 6·29 선언을 이끌어낸 6월 항쟁은 민주화의 도화선으로 평가받고 있다.

대공수사처 박처장(김윤석 분), 故 박종철 화장동의서에 날인을 거부한 최검사(하정우 분), 진실을 보도한 동아일보 기자(이희준 분), 진실이 알려지는데 기여한 교도관 한병용(유해진 분)과 그의 조카로서 진실을 좇은 대학생 연희(김태리 분)는 각자 다른 위치에서 부딪히고 맞물리며 한국 현대사에서 가장 드라마틱했던 격동의 6월을 완성했다.

연출을 맡은 장준환 감독은 최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OSEN과의 인터뷰에서 “감독으로서 제가 작품 안에 그린 캐릭터들을 배우들이 잘 구현해주면 좋겠지만, 내심 그보다 더 많은 것들을 보여주길 기대한다”라며 “그런 면에서 김윤석 선배가 ‘탁 치니 억 하고~’라는 장면을 기대 이상으로 만들어주신 거 같다”고 말했다. 장 감독과 김윤석은 ‘화이’(2013) 때부터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이어 장 감독은 “‘탁 치니 억’이라는 대사는 짧은 한마디지만 사실성, 설득력 등 여러 가지 측면으로 봤을 때 가장 강력하게 많은 것을 내포하는 장면이 아니었나 싶다”며 “당시 경찰의 시인이 너무 황당했고 웃을 수 없는 장면인데 촬영을 하면서도 너무 말이 안 돼서 헛웃음이 나왔다”고 촬영 당시를 회상했다.

다양한 작품에서 개성 있는 연기로 자신만의 캐릭터를 확실하게 구축해온 김윤석은 ‘1987’에서도 독보적인 존재감을 보여줬다. 1987년 고 박종철 군이 치안본부 대공분실에서 조사를 받다가 경찰의 물고문으로 질식사했는데, 치안본부장은 박 군의 사망원인에 대해 ‘책상을 탁 치니까 억 하고 죽었다’라고 거짓 시인을 하는 바람에 이 문장이 사인으로 언론에 발표된 바 있다. 영화에서도 당시 그 날의 상황을 사실적으로 재현했다.

6월 민주항쟁이 전두환 군사독재 정권을 물리친 5·18민중항쟁의 승리였다면, 2016년 겨울 촛불 항쟁은 미완의 6월 항쟁을 30년 만에 완성한 시민 승리의 역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영화는 쿠데타로 집권한 전두환 군사정권의 권력 연장 시도에 맞서 국민적 저항으로 민주주의를 쟁취하려 했던 시위 모습도 다이내믹하게 담아냈다.

장 감독의 아내이자 배우인 문소리가 촬영장에서 시위 장면을 지도해줬다고 한다. “아내인 문소리씨가 도와줘 도움이 됐다. (시위에 참여한 사람들끼리)팔짱은 어떻게 껴야하는지 등을 제대로 연기할 수 있게 몇 마디 설명을 해주니까 확 달라졌다(웃음). 같은 영화인으로서 그런 부분에서 도움을 크게 받는다. 시나리오가 들어오면 읽어보면서 (아내와)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1987’ 편집본도 같이 보면서 이야기를 나눴다”고 부부의 남다른 영화 열정을 전했다.

한편 문소리는 2003년 정재일의 뮤직비디오 ‘눈물꽃’에 출연했고 이를 연출한 장준환 감독과 2006년 12월 24일 결혼했다./purplish@osen.co.kr

[사진]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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