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계상에게 2017년은 잊을 수 없는 한 해다.
배우 윤계상이라는 이름 앞에 ‘흥행’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기까지, 무려 13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윤계상에게 13년 만의 흥행이라는 영광을 가져다 준 것은 지난해 추석 극장가에 개봉해 신드롬을 일으킨 영화 ‘범죄도시’(강윤성 감독). ‘범죄도시’는 무려 687만 관객을 동원했고, 윤계상은 ‘범죄도시’로 마침내 충무로 흥행 배우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게 됐다.
첫 스크린 데뷔작이었던 ‘발레교습소’(2004)부터 ‘비스티 보이즈’(2008), ‘집행자’(2009). ‘풍산개’(2011), ‘소수의견’(2015), ‘죽여주는 여자’(2016)까지, 윤계상은 결코 쉽지만은 않았던 도전으로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채워나갔다. 대중이 흔히 말하는 흥행과는 먼 길이었다. 그러나 윤계상은 작정한 것처럼 어렵고 험한 길을 선택해 배우로서의 외연을 확장시켜 나갔다.
그리고 마침내 2017년, 윤계상의 13년 공든 탑이 빛을 발했다. ‘범죄도시’에서 피도 눈물도 없는 흑룡파 보스 장첸 역으로 생애 첫 악역에 도전한 윤계상은 결부터 다른 캐릭터로 스크린을 압도했다. 트레이드 마크였던 부드러운 미소와 댄디한 꽃미남 비주얼을 벋고 ‘절대 악역’의 옷을 입은 윤계상이 이렇게 무시무시할 줄 감히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장첸을 위해 직접 제안한 장발을 풀어헤친 채 손도끼를 들고 야수처럼 싸움터에 뛰어드는 윤계상의 모습에 대한민국이 열광했다.
무엇보다 ‘범죄도시’를 통해 잊혀지지 않을 ‘인생 캐릭터’를 얻은 것은 지난해 윤계상의 최대 결실이다. 그다지 두드러지지 않는 연변 사투리로 나직하게 내뱉은 ‘내가 누군지 아니’, ‘내가 그것까지 알아야 하니’ 등의 장첸표 대사들은 2017년 스크린을 장식한 최고의 유행어가 됐다.
2018년 윤계상의 흥행 질주는 계속된다. 개봉을 앞둔 ‘골든 슬럼버’(노동석 감독)에는 특별 출연으로 힘을 보탰다. ‘범죄도시’ 이후 잠깐 휴식기를 가지고 있는 윤계상은 쏟아지는 충무로 러브콜 속에 그 어느 때보다 신중하게 차기작을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 장첸으로 모두를 놀라게 한 윤계상이 2018년에는 또 어떤 새로운 작품으로 관객들을 놀라게 할지 기대가 모아진다.
윤계상은 “안녕하세요, 윤계상입니다. 우선 2017년 범죄도시로 너무 많은 사랑을 보내주셔서 깊이 감사드립니다”라고 감사 인사를 전하며 “항상 건강하시고, 소망하는 모든 일들이 이뤄지길 기도하겠습니다. 2018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새해 인사를 전했다./mar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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