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말 많고 탈 많은 공동수상이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2017 KBS 연기대상의 대상 주인공들인 배우 김영철과 천호진을 두고 말하는 것이다.
지난 달 31일 열린 2017 KBS 연기대상 시상식에서 대상의 영광은 주말드라마 속 '아버지들'에게 돌아갔다.
'아버지가 이상해'의 김영철과 '황금빛 내 인생'의 천호진이 대상을 받은 것. 시청률이나 화제성에서 단연 두드러졌던 드라마였지만 극을 이끌어가는 중심 배우가 아닌 핵심인물 중 한 명이라 할 수 있는 드라마 조력자 아버지 역의 배우들이 공동수상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그럼에도 사실 이 두 배우의 수상은 어느 정도 예측된 것이기도 했다. 올해 KBS에서는 이유리, 정려원, 장나라, 신혜선 등 여배우들의 활약이 눈부셨지만 아버지들의 존재감이 어느 때보다도 강했던 것.
그렇기에 '이러다가 김영철과 천호진이 공동수상을 받는 것이 아닐까'란 추측이 이어졌고, '설마'는 '진짜'가 됐다. 나란히 상을 받은 두 배우의 모습은 뭉클한 감동을 안겼다. 우열을 가릴 수 없는 두 아버지 배우들이었기에 공동수상은 당연한 결과라는 반응도 크다.
김영철은 17년전 '태조 왕건'에 이어 두 번째로 상을 받았고 천호진은 첫 영광이었다.
김영철은 "감사하다. 17년 전에 궁예로 여러분들의 큰 사랑을 받았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데 또 이렇게 큰 영광을 받았다. '아버지가 이상해' 같이 너무 좋은 작품을 만난 덕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천호진은 "아직 드라마가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제가 감히 이 상을 받게 되는 게 집중력이 흐트러질 거 같아서 제가 받지 않겠다. 이 상은 세상 모두의 부모님들께 드리겠다. 그리고 저도 어느 부모의 아들이기 때문에 저희 아버님이 몸이 안 좋으신데 빨리 완쾌되시면 좋겠다"고 말해 뭉클함을 안겼다.
더불어 아내에게 "연애할 때 한 약속을 지키는 데 34년 걸렸다. 너무 늦었다. 미안하다. 당신만 허락한다면 다음 생애에 당신과 다시 한번 살아보고 싶다. 꼭 약속 지키겠다"는 소감으로 로맨티스트의 면모를 드러냈다. /nyc@osen.co.kr
[사진] 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