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 대상은 항상 뜨거운 감자였다. 하지만 2017 KBS 연기대상 공동대상 만큼은 모두가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김영철과 천호진 모두 수십년의 연기 경력을 지닌 베테랑 배우로 대상 받기 충분한 연기와 시청률을 보여줬다.
지난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열린 KBS 연기대상에서 김영철과 천호진이 공동 대상을 수상했다. 김영철은 ‘태조 왕건’ 이후 17년만에 대상을 다시 수상했고, 천호진은 첫 대상으로 감격을 더했다.
김영철과 천호진 모두 KBS 2TV 주말 드라마를 이끈 대표적인 아버지들이었다. 김영철은 ‘아버지가 이상해’에서 타이틀롤을 맡으면서 가족을 위해 묵묵하게 인생을 바치는 모습을 보여줬다. 천호진 역시 현재 방영중인 ‘황금빛 내 인생’에서 굴곡진 아버지의 삶을 제대로 표현하면서 안방극장을 촉촉하게 적셨다.
시상식의 하이라이트이자 권위를 보여주는 대상에서 공동 수상은 일종의 금기이자 불문율로 여겨졌다. KBS 역시 2015 KBS 연기대상 이전까지 단 한 차례도 대상을 공동 수상하지 않았다. 하지만 2015년 이후 2017년까지 3년 연속 공동 대상을 수여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공동 대상 수여에 대한 이견은 거의 없는 것처럼 보인다. ‘고백부부’ 장나라, ‘김과장’ 남궁민, ‘마녀의 법정’ 정려원, ‘아버지가 이상해’ 이유리, ‘황금빛 내 인생’ 박시후 등 쟁쟁한 배우들이 대상 후보로 거론됐다. 하지만 작품 속 연기 이외에 연기 외적인 부분이나 형평성에서 조금씩 이견이 있었다.
특히나 KBS 2TV 주말극의 경우 호흡이 긴 만큼 가족 중심의 홈드라마가 펼쳐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아버지를 중심으로 한 가족들의 이야기가 그려지기 마련이다. 대상을 단순히 연기력만 가지고 결정할 수는 없다. 시청률이라는 지표 역시 중요하다.
공동 수상이 상의 권위를 떨어트린다는 지적도 있지만, 정말 둘이 함께 받아 마땅한 경우도 있다. 2017 KBS 연기대상의 경우가 그러하다. 아버지들의 권위기 사라진 시대에 아버지들에게 대상을 준 KBS만의 색깔이 분명히 드러난 수상 결과라고 볼 수 있다./pps2014@osen.co.kr
[사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