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수-2루수-유격수-중견수로 이어지는 센터라인. NC 다이노스는 이 센터라인이 언제나 견고했다. 그러나 2018시즌 NC는 센터라인의 일부 구성이 바뀌며 새로운 센터라인을 구축해야 한다. 건강과 성장이 화두다.
NC가 단기간에 강팀으로 자리 잡을 수 있게 한 원동력은 탄탄한 수비력, 그 중에서도 수비력의 척추라고 할 수 있는 센터라인의 힘을 빼놓을 수 없다. 2014년 이종욱과 손시헌이 FA로 합류하며 각각 중견수와 유격수 자리에 안착했고, 2루수에는 박민우가 성장해 자리를 잡았다. 포수는 리그 최고의 수비형 포수인 김태군이 진가를 발휘했다.
NC는 최근 4년 동안 수비 효율 지수(DER·Defensive Efficiency Rating) 0.690으로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최근 4년 간 인플레이 타구를 아웃으로 만든 횟수가 가장 높은 팀이었다. NC의 탄탄한 수비력은 곧 안정된 투수력과도 직결되면서 강팀의 탄탄한 기틀을 다졌다.
그러나 다가올 시즌, NC의 센터라인은 새로운 시대를 맞이한다. 우선 투수를 다독이고, 그라운드 전체를 아우르는 안방의 사령관, 포수 자리에 김태군이 없다. 김태군은 경찰 야구단에 입대했다. 거의 전 경기를 소화하다시피 한 김태군의 공백은 투수력과 수비력 모두 영향이 미칠 수밖에 없다. 김태군의 내구성은 물론, 포수의 전체적인 역량에서 이전과는 다른 변수들이 나타날 확률이 상당하다. 트레이드 가능성도 있지만, 일단 박광열과 신진호, 신인 김형준 등에게 기회가 주어질 전망. 박광열과 신진호는 모두 ‘포스트 김태군’ 시대를 대비해 올해 정규시즌 막판과 포스트시즌에서 경기를 소화하며 경험을 쌓았다. 이들의 성장에 따라 팀 전체적인 전력이 좌우될 수 있다. 포수진은 성장이 화두다.
2루수와 유격수, 키스톤 콤비의 경우 일단 주전이 굳건하다. 박민우와 손시헌이라는 확고한 주전들이 있다. 기량 면에서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손시헌은 여전히 안정된 수비와 알토란 같은 공격력을 선보이고 있고, 박민우는 차세대 국가대표 2루수로 입지를 다녀나가고 있다. 공격력은 일찌감치 인정을 받았고, 수비 역시 일취월장하면서 과거의 트라우마는 잊은 지 오래다. 그러나 이들에게도 역시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변수가 있다. 바로 부상과 건강이다.
박민우는 주전으로 거듭난 2014시즌부터 올 시즌까지, 크고 작은 부상으로 팀을 이탈하는 경우가 잦았다. 2015년 141경기 출장이 시즌 최다 출장 기록이다. 올 시즌에는 햄스트링 부상으로 개막전 라인업에 들지 못하며 106경기 출장에 그쳤고, 시즌이 끝나고는 고질적으로 안고 있던 발목 통증을 잡기 위해 수술을 하기도 했다. 움직임이 많고, 공격 첨병 역할을 맡으며 다리의 움직임이 많은 박민우이기에 다리 쪽의 부상 이슈는 섬세하고 철저하게 관리를 해야 한다. 팀의 2루 자리와 키스톤 콤비의 안정을 위해, 또 스스로 ‘인저리 프론’이 되지 않기 위해서 건강관리는 필수적이다.
손시헌도 마찬가지. 손시헌은 내년 우리 나이로 39세가 된다. 40대가 가까워 오는 시점에 포지션 이동 없이 유격수 자리를 지키는 것 자체로 경이적인 일이다. 여전히 손시헌의 수비 시 발놀림과 포구, 그리고 송구에는 노쇠화가 오지 않았다. 수비 위치 선정 역시 관록이 뭍어나온다. 수비 기술에 있어서는 경지에 올랐다. 그러나 그의 물리적인 나이를 간과할 수는 없다. 올 시즌 중에도 김경문 NC 감독은 손시헌의 컨디션을 철저하게 관리했다. 자칫 부상이 올 경우 신체 능력의 감퇴는 다른 선수들보다 더 빠를 수 있기에, 손시헌을 조심스럽게 관리해야 한다.
센터라인 최후의 보루인 중견수 자리는 성장이 다시 화두가 된다. 올해 중견수로 가장 많은 경기에 출장한 선수는 김성욱이다. 94경기(47선발) 536이닝을 소화했다. 이종욱(81경기(71선발) 461⅓이닝), 김준완(42경기(19선발) 176이닝)이 뒤를 이었다. 확실한 주전이라고 말할 수 있는 선수는 없었다. 상황과 컨디션에 맞춰서 기용했다. 세대교체의 화두 속에서도 이종욱이 더 많은 경기에 선발 출장한 것은 NC 입장에서는 곱씹어볼만한 대목. 호타준족이자 강력한 어깨를 갖춘 김성욱의 성장세가 그만큼 둔했다는 것으로 풀이할 수도 있다. 실력이 우선 돼야 주전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는 것은 프로 세계에서 당연한 명제다. 김성욱이 이종욱을 뛰어넘을 수 없다면 NC의 장기적인 외야 구상도 다소 흔들릴 수 있다. 김준완이 상무 군 복무로 팀을 떠난 만큼 수비 스페셜리스트이자 중견수 백업도 필요한데, 이재율, 강진성 등의 성장도 담보되어야 한다. /jhrae@osen.co.kr
[사진] 박광열-박민우-손시헌-김성욱(왼쪽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