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연기대상에서 드라마 ‘역적’이 8관왕을 차지했지만, ‘역적’의 주인공인 윤균상은 무관으로 그쳐 아쉬움을 자아낸다.
지난 30일 열린 2017 MBC 연기대상에서는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이하 ‘역적’)이 시청자들의 뽑은 올해의 드라마와 아모개 역의 김상중이 대상을 거머쥐는 모습이 그려졌다.
지난 5월 종영한 드라마 ‘역적’은 홍길동의 사랑과 삶, 투쟁의 역사를 다룬 드라마다. 왕 연산군에 대항하는 홍길동과 백성의 이야기는 시국을 상징하는 요소들이 다수 등장해 생각할 거리와 감동을 던졌다. 드라마의 메시지도, 배우들의 명연기도 완벽했기 때문에 ‘역적’은 올해 연기대상의 히든카드로 여러 번 언급되기도 했다.
예상대로 ‘역적’은 MBC 연기대상을 휩쓸었다. 대상 외에 올해의 드라마, 올해의 작가, 여자 최우수연기상, 아역상 등 8관왕을 차지하며 ‘역적’의 주역들은 모두 무대에 올랐다. 김상중은 데뷔 27년 만에 처음으로 연기대상을 받았고, 이하늬와 채수빈도 트로피를 안았다. 모두가 인정할 만한 수상이었다.
하지만 ‘역적’ 열풍에도 오점은 있었다. 바로 ‘역적’의 주인공 홍길동을 연기한 윤균상을 향한 홀대였다. 윤균상은 현재 SBS 월화드라마 ‘의문의 일승’에 출연 중이다. MBC 연기대상에 불참한 윤균상은 ‘역적’의 기쁨을 함께 누릴 수 없었다. 무관의 아픔도 따랐다. 그와 연인 호흡을 맞췄던 채수빈만이 “길동 서방”이라고 언급하며 윤균상을 떠올렸다.
윤균상은 ‘역적’의 성인 홍길동을 연기하며 주역으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했고, 김상중의 바통을 제대로 이어받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를 향해 쏟아진 우려를 보기 좋게 깨고, 홍길동의 사랑과 인간으로서의 고뇌를 잘 표현해 박수를 받았다. 물론 김상중의 대상 수상에는 이견이 없었지만, ‘역적’의 대부분을 이끈 윤균상이 언급조차 되지 못했다는 사실은 시청자를 의아하게 만들었다.
그의 무관은 곧 MBC 연기대상의 ‘참석상’ 논란으로 이어졌다. 윤균상이 시상식에 참석하지 않았기 때문에 외면을 받은 것이란 추측이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다. 연말 시상식의 고질병인 ‘참석상’ 논란에 정점을 찍은 사례이기도 했다.
또한 올해 MBC 연기대상은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대상 선정 방식도 시청자 투표에서 전문가 선정으로 바꿨지만 그 보람을 제대로 수확하지 못해 아쉬움을 자아냈다. 시청자들에 공정성을 각인시키기 위해 다양한 변화를 추구했지만, 결국 ‘참석상’의 오명만 쓰게 된 MBC 연기대상. 윤균상의 무관은 그들의 최대 실수였다. / yjh030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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