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로라도 로키스가 화끈하게 지갑을 열었다.
올 시즌 콜로라도는 87승 75패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3위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다저스와 애리조나에 밀려 지구 3위였지만,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진출하며 지난 2009년 이후 8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나섰다. 그러나 애리조나에게 8-11로 완패를 당했고, 달콤했던 가을 야구의 기억은 짧게 끝났다.
아쉬움이 컸던 만큼, 콜로라도는 시즌 종료 후 적극적으로 지갑을 열었다. 무엇보다 '약점 지우기'에 화끈한 투자를 시작했다.
올 시즌 콜로라도의 타선은 강력했다. '투수의 무덤'이라고 불리는 쿠어스필드를 홈으로 쓰면서 팀 타율 2할7푼3리를 기록하며 휴스턴에 메이저리그에서 이어서 가장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내셔널리그로 한정했을 때 마이애미(.267)보다 5리나 앞선 압도적인 1위였다. 특히 놀란 아레나도와 찰리 블랙먼, 마크 레이놀즈, 트레버 스토리는 128개의 홈런을 합작하며 상대팀 투수를 공포에 떨게 했다.
반면 올 시즌 콜로라도의 팀 평균자책점은 4.51. 메이저리그 전체 19위이자, 내셔널리그 9위의 성적이다. 선발진은 평균자책점이 4.59로 다소 높았지만, 전체 16위를 기록한 반면, 불펜 평균자책점은 4.40으로 전체 20위에 머물렀다.
자연스럽게 보강 포인트는 투수에 맞춰졌다. 특히 활짝 열린 뒷문을 닫기 위해서 심혈을 기울였다. 그러나 현재 메이저리그에서 불펜은 '귀한 몸'으로 평가받고 있는 만큼, 많은 돈이 들 수밖에 없었다.
콜로라도는 제이크 맥기와 3+1년에 2700만 달러를 보장하며 재계약에 성공했고, 브라이언 쇼를 3년 2700만 달러에 영입했다. 맥기는 올 시즌 62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61을 기록하며 그렉 홀랜드와 크리스 루신과 함께 팀 주축 불펜으로 활약했다. 또한 쇼는 올 시즌 79경기에서 76⅔이닝을 던지며 4승6패3세이브26홀드 평균자책점 3.52의 성적을 남겼다.
여기에 이번 FA 시장에서 최대어로 꼽힌 웨이드 데이비스와 3년 5200만 달러에 계약을 맺었다. 연봉으로 따졌을 때 역대 불펜 최고액이다. 2009년 탬파베이에서 데뷔한 데이비스는 올 시즌 59경기에 등판해 4승2패32세이브, 평균자책점 2.30으로 안정적으로 뒷문을 닫았다. 통산 성적은 9시즌 393경기에 나와 59승 39패 79세이브 57홀드 평균자책점 3.45. 특히 지난 2015년 포스트시즌 8경기에서 10⅔이닝 무실점 퍼펙트 피칭을 펼치면서 팀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끄는 등 큰 경기에서도 강한 모습을 보여주며 매력적인 불펜 카드로 떠올랐다.
현지 언론에서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비싼 불펜을 볼 수도 있다"며 콜로라도의 적극적인 투자를 흥미로워하기도 했다.
화끈한 투자를 하면서 내년 시즌 기대가 높아짐에 따라서 시즌 100승을 돌파하며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독주 체제 구축했던 다저스(104승 58패)을 견제할 힘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현재 콜로라도에는 애덤 옥타비노(21홀드·ERA 5.06)를 비롯해 마이크 던(19홀드·ERA 4.47), 스콧 오베르그(14홀드·ERA 4.94)가 있다. 평균자책점이 모두 4~5점대로 다소 불안한 모습을 줬던 만큼 '특급 불펜'의 합류는 콜로라도에게 내년 시즌 승리가 가시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아직 콜로라도가 풀어야하는 숙제는 많다. 선발진과 원정에서 약해지는 타선이 대표적인 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행보로는 지구 순위 판도를 흔들어 놓기에는 충분해 보인다. / bellsto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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