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신과함께-죄와 벌’이 개봉 11일 만에 700만 관객을 돌파하며 겨울 극장가를 휘어잡았다.
연일 흥행신기록을 세우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신과함께’지만 이 영화가 실제 극장에 올라오기까지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다. 원작 웹툰이 수많은 마니아를 양산한 만큼 매력적인 스토리를 가지고 있지만 그 스케일이 워낙 방대해 두 시간짜리 영화에 다 담기란 쉽지 않았다.
이에 수년간 많은 사람들이 ‘신과함께’ 영화화 작업에 매달렸고 여러 감독을 거쳐 결국 김용화 감독에게 돌아와 두 편의 영화로 세상에 나오게 됐다. 한 번에 1편과 2편을 동시에 촬영하는 이례적인 방식을 택한 ‘신과함께’에 여러 걱정이 쏠렸지만 개봉 후 모든 우려를 보기 좋게 날려버리며 흥행에 성공했다.
김용화 감독은 최근 서울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웹툰 ‘신과함께’가 영화로 재탄생되기까지의 이야기를 전했다.
김용화 감독은 먼저 ‘신과함께’ 영화화 제안을 받았지만 고사했다 3년 뒤 결국 받아들였다. 이에 대해 그는 “3년 전에 제안 받았을 때는 극장에서 볼 수 있는 영화로 만들 수 있을지 몰랐다. 원작 팬덤이 많은 것은 실제로 잘해봐야 본전인 경우가 많고 영화화하기에는 웹툰 자체가 에피소드 구성이고 시점도 나눠져 있어서 각색과정이 어렵겠다는 이런 저런 생각이 합쳐져서 고사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3년 후에 다시 왔을 때는 시나리오를 받았다. 전임 감독님의 시나리오를 세 부정도 받았다. 마지막으로 저한테 온건데 저는 가능은 하겠다는 확신이 있었다. 시점에 대한 문제가 있었는데 이것을 세계관을 하나로 묶어서 2부작을 한다면 완결성을 가지지 않을까 해서 제안을 역으로 드렸다. 오케이가 되면 도전해볼 용의가 있습니다 했는데 흔쾌히 동의를 받았고 그래서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영화를 관통하는 화두가 ‘용서’라고 밝힌 김 감독은 “이 이야기의 주제가 죄를 짓고 살지 말자인데 저는 불가능 하다고 본다. 거기서 처음에 저는 좀 허들이 있었다. 지옥을 못 가봤지만 지옥보다 더 지옥 같은 세상이 지금일 수 있는 사람들이 많다고 저는 생각한다. 그 세상에서 잘 살아가기 쉽지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 또한 그랬다”고 전했다.
이어 “7개 죄를 짓지 않고 통과할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겠나. 세계관 자체가 죄를 짓고 살지 말자가 아니라 죄는 누구나 지을 수 있지만 남겨진 우리의 인생의 과제는 무엇인가, 죄를 지었다하더라고 진심으로 언젠가 찾아가서 용서를 구할 용기가 있느냐 이것이 우리가 가질 수 있는 멋진 미덕, 지켜가야 할 가치가 아니냐는 화두로 완전히 포커스를 맞췄다. 용서라는 것으로”라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 관객들은 스토리에 대해 너무 신파가 아니냐는 반응도 보이고 있따. 이에 대해 김 감독은 “운다는 것은 개인적인 감정이니까 쿨하게 보는 사람은 쿨하게 볼 수도 있다. 문제는 감정의 깊이인데 누가 과연 이 엄청난 예산의 영화를, 우리나라 관객층들이 과연 그 정도 감정의 깊이가 없는 영화를 즐길까 라는 관점에서 감정의 깊이를 끝까지 한 번 밀어보자 했던 것이 1부의 시나리오다. 그런 의미에서 그런 장치들로 이야기를 구성한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자홍과 수홍을 형제로 설정한 것은 자신의 선택이 아니었다며 “기존에 30부에 가까운 여러 버전이 있었는데 그 중에 마지막 버전에 둘을 형제로 묶어놓은 것이 있었다. 그런데 중요한 건 작동이 안됐다. 좀 성겼다. 그렇게 묶이려면 장치적으로 드라마틱하게 묶여야 했는데 설정만 그렇고 나머지가 좀 거칠게 느껴졌다. 일정부분 작위적이나 강압이 느껴져서 이걸 최대한 말이 되게 만들어가는 과정이 필요하지 않나 싶었다. 설정만 가져와서 제가 열심히 썼다”고 설명했다.
영화를 본 관객들에게 가장 많이 이름이 오르내리는 배우는 김동욱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김동욱은 ‘신과함께’에서 중요한 역을 맡아 훌륭하게 소화해냈다. 하지만 개봉 전까지는 김동욱에 대해 그리 많은 정보를 알 수는 없었다. 의도적으로 숨겼냐는 질문에 김용화 감독은 “굳이 감추려고 하지는 않았는데 작품 전에 김동욱이라는 배우를 관객들에게 주입하는 것은 좋지 않으니까. 보고 나서 호평으로 그가 각인되고 올라서는 것이 좋은 거지. 작품에 뜰 것을 대비해서 사전에 작업하는 것은 그런 생각까지는 안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는 “‘신과함께’는 설정이 판타지스러운 것이 있지만 감정적으로는 자신이 있었다. 가족들이 함께 보시면 제일 좋을 것 같다. 끝나고 나서 가족의 얼굴 한 번 볼 수 있고 밖에 나가서 가족들에게 전화 한 통 할 수 있는 그런 영화였으면 한다”고 전했다. /mk3244@osen.co.kr
[사진]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