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이 저물어간다. 올 한해 KBO리그는 스타들과의 이별, 세대교체의 시기였다. '국민타자' 이승엽을 비롯해 이호준·조인성·최영필 등 1990년대를 뛴 선수들이 대거 유니폼을 벗었다. 1999년 드래프티였던 정재훈·차일목·이양기·최경철 등도 은퇴했다.
이제 1990년대는 KBO리그에 추억의 저편으로 사라져가고 있다. 하루만 지나면 2018년, 1990년대도 벌써 20년 전이 되어간다. 하지만 2018년에도 올드 파워를 과시할 1990년대 선수가 있다. 1990년대 1군 기록이 있는 선수는 임창용(KIA) 박정진(한화) 이진영·김사율(이상 kt) 등 4명뿐이다. 권오준(삼성)은 1999년 입단했지만 1군 데뷔는 2003년이었다.
임창용은 현역 KBO리그 선수 중 가장 데뷔가 오래됐다. 지난 1995년 해태 지역 고졸신인으로 지명받자마자 프로에 뛰어들었다. 일본·미국 진출 기간인 2008~2013년을 제외해도 KBO리그에서 17년을 뛰었다. 내년이면 18년째. 1997~1999년 해태-삼성에서 26·34·38세이브를 올리며 특급 마무리로 명성을 떨쳤다.
박정진은 1976년 5월생으로 같은 해 6월생 임창용을 넘어 리그 최고령 선수다. 1999년 한화에 1차 지명을 받고 프로에 데뷔했다. 첫 해 성적은 12경기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8.03. 포스트시즌 엔트리에도 탈락하며 한국시리즈 우승을 먼발치에서 지켜봤다. 지난 29일 역대 최고령 FA 계약으로 2019시즌까지 보장받았다.
이진영은 지금은 사라진 쌍방울의 마지막 신인선수였다. 1999년 쌍방울 1차 지명으로 데뷔 첫 해부터 1군에서 기회를 잡았다. 쌍방울의 마지막 시즌이기도 했다. 65경기에서 타율 2할5푼8리 49안타 4홈런 13타점 5도루를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그 후 SK와 LG를 거쳐 kt에서 내년 20번째 시즌을 앞두고 있다.
kt에는 또 다른 1990년대 선수가 있으니 바로 투수 김사율이다. 1999년 2차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롯데에 지명받은 김사율은 첫 해 1군에서 11경기 등판 기회를 얻었다. 1승3패1세이브 평균자책점 7.89. 2011~2012년 마무리투수로 각각 20-34세이브를 올렸고, 2014시즌 후 FA를 통해 kt로 옮기며 내년까지 계약돼 있다.
내년 시즌 활약할 1990년대 선수는 4명이지만 5명이 될 수도 있다. LG에서 방출된 내야수 정성훈이 현역 연장을 바라고 있기 때문이다. 정성훈도 1999년 해태 1차 지명 선수로 첫 해 1군 108경기에서 타율 2할9푼2리 107안타 7홈런 39타점으로 활약했다. 그에게도 내년 20번째 시즌이 찾아올 수 있을까. /waw@osen.co.kr
[사진] 임창용-박정진-이진영-김사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