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의 해' 정유년(丁酉年). 올해를 빛냈던 '닭띠' 선수는 누가 있었을까.
2017년도 하루밖에 남지 않았다. KIA 타이거즈가 8년 만에 통합 우승을 일궈낸 가운데, KBO리그는 많은 스토리를 써 내려갔다. '국민 타자' 이승엽이 팬들과 작별 인사를 한 가운데, '바람의 손자' 이정후(넥센)가 신인 역사를 새롭게 쓰면서 등장했다. 또한 각종 사건 사고로 얼룩지면서 팬들에게 아쉬움을 주기도 했고, 한편으로는 많은 미담도 나오면서 훈훈함을 주기도 했다. 그렇다면 올 시즌을 잊지 못할 이야기를 남긴 '닭띠' 선수는 누가 있을까.
▲ KIA의 닭띠. 우승 중심에 섰다.
올 시즌 KIA의 '닭띠'는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가장 빛났던 선수는 단연 임기영. 지난 2012년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전체 18순위)로 한화에 입단한 임기영은 2014년 시즌 종료 후 FA 송은범의 보상선수로 KIA로 이적했다. 상무에서 군 복무를 마친 뒤 올 시즌 23경기에서 8승 6패 평균자책점 3.65로 선발 한 축을 든든하게 지켰다. 특히 전반기 14경기에서 7승 2패 평균자책점 1.72로 활약하면서 '특급 선수' 면모를 뽐냈고,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도 5⅔이닝 무실점 완벽투를 펼치면서 팀 우승을 이끌었다.
또한 임기영과 '동갑내기' 김윤동은 불펜에서 큰 힘을 보탰다. 김윤동은 올 시즌 65경기(선발 1경기)에 등판해 80⅓이닝 7승 4패 6홀드 11세이브 평균자책점 4.59를 기록했다. 한국시리즈에서는 2경기 등판해 2⅓이닝을 소화하며 피안타 없이 4탈삼진 무실점 퍼펙트 피칭을 펼치면서 우승 일등 공신이 됐다.
1981년 베테랑 듀오 이범호-김주찬 역시 잊지 못할 한 해를 보냈다. 이범호는 115경기 타율 2할7푼2리 25홈런을 기록한 가운데, 한국 시리즈 5차전에서 만루 홈런을 날리면서 데뷔 18년 만에 우승의 한을 풀었다. 김주찬 역시 올 시즌 122경기에서 타율 3할9리로 활약했고,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는 팽팽했던 0-0 균형을 깨는 센스있는 주루 플레이를 펼치기도 했다. '닭띠' 스타의 활약이 없었더라면 올 시즌 KIA의 우승도 장담할 수 없었을 것이다.
▲ '형과 함께' 최항의 잊지 못할 2017
SK 최항에게 2017년 6월 25일이 잊지 못하는 날이 됐다. 1군에 첫 등록된 날 1루수 겸 8번 타자로 선발 출장, 형 최정(SK)과 함께 나란히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형제가 같은 팀에서 선발로 나선 건 지난 1985년 4월 9일 인천에서 열린 청보와 MBC 경기서 청보의 양승관-양후승에 이어 OB의 구천서-구재서, 빙그레의 지화동-지화선에 이어 역대 4번째 기록이다.
최항은 올 시즌 37경기 출장에 그쳤지만, 타율 3할2푼1리 1홈런 16타점을 기록하며 내년 시즌 활약을 더욱 기대하게 했다.
▲ '재기 성공' 배영수-김승회, "나 아직 건재하다"
김승회(두산)는 먼 길을 돌아 다시 친정팀으로 복귀했다. 지난 2003년 두산에 입단한 그는 2012 시즌 종료 후 FA 홍성흔의 보상선수로 롯데로 이적한 뒤 2015년 시즌 종료 후 다시 윤길현의 FA 보상선수로 SK로 옮겼다. 그러나 SK에서 23경기 1승 1패 4홀드 평균자책점 5.92로 부진했고, 결국 방출당했다.
두산은 김승회에게 손을 내밀었고, 김승회는 69경기에 나와 7승 4패 11홀드를 기록하며 팀 불펜 중심을 지켰다. 69경기는 올 시즌 KBO리그 출장 최다 5번째 기록. 현재 FA 자격 신청을 한 가운데, 두산은 김승회와 재계약을 하겠다는 뜻을 보였다.
배영수(한화)는 올 시즌 24경기에서 128이닝을 던져7승 8패 평균자책점 5.06을 기록했다. 128이닝은 팀 내 최다 이닝. 특히 8월부터 9월까지 등판했던 6경기에서는 승리는 1승(2패)에 그쳤지만, 평균자책점 2.48로 안정적인 피칭을 펼쳤다. 지금의 상태라면 내년 시즌 선발 한 자리는 물론, 큰 힘이 될 전망이다.
한편, 이들과 동갑인 1981년 윤성환(삼성)은 올 시즌 12승 9패 평균자책점 4.28을 기록하며 5년 연속 두자릿수 승리를 거두며, 건재함을 과시하기도 했다. 또한 kt 유한준은 133경기 타율 3할6리 13홈런을 때려내며 4년 연속 3할-두자릿수 홈런을 기록하기도 했다.
▲ 내년이 더욱 기대되는 20대의 닭띠
NC 박민우는 시즌 초반 햄스트링 부상으로 4월 7경기 출장에 그쳤지만, 5월 9일 1군에 복귀한 뒤 꾸준한 타격감을 유지하며 시즌을 106경기 타율 3할6푼3리의 성적을 남겼다. 올 시즌 타율 3위의 기록. 아울러 11월에 실시한 아시아프로야구 챔피언십(APBC)에서는 일본과의 개막전에서 3타수 2안타 3볼넷, 대만전에서는 4타수 2안타로 맹활약을 펼쳤다.
삼성 구자욱은 올 시즌 붙박이 외야수로 나선 가운데 지난 2년간 기록했던 3할4푼 대에서 다소 내려온 3할1푼의 타율로 시즌을 마무리햇다. 그러나 홈런을 데뷔 처음으로 21홈런을 때려내면서 팀의 중심타선을 지켰다. 특히 144경기 전 경기에 나선 그는 107타점 100득점을 기록하며 역대 28번째 100득점-100타점 동시 달 성 선수가 됐다.
롯데는 김원중의 활약에 웃었다. 김원중은 올 시즌 롯데 선발 한 축을 담당하며 24경기에서 7승 8패 평균자책점 5.70을 기록했다. 신인왕 포인트 141점을 얻은 그는 신인왕 2위에 오르는 등 가치를 인정받기도 했다.
두산 류지혁도 올 시즌 한 단계 도약했다. 멀티 백업 내야수였던 류지혁은 올 시즌 주전 유격수 김재호의 부상으로 선발로 나가는 일이 많아졌다. 125경기에 나온 그는 타율은 2할5푼9리에 그쳤지만, 안정적인 수비로 두산의 3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끌며 두산의 '차세대 유격수'로서의 성장 발판을 놓았다. 또한 두산 김명신은 데뷔 첫 해 39경기에서 3승 1패 평균자책점 4.37을 기록하며 내년 시즌 가능성을 보여줬다. /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