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박병호(31)는 넥센으로 복귀했다. 넥센이 포스팅 시스템으로 메이저리그로 진출시킨 선수로는 강정호(30)도 있다. 강정호는 지난해 12월 음주운전 뺑소니 사건을 저질렀고, 고난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넥센이 강정호까지 복귀시킬 가능성은 없을까.
강정호는 음주운전 사건으로 미국 취업비자 발급이 무산됐고, 메이저리그에 복귀하지 못한 채 2017시즌을 통째로 쉬었다. 한국에서 개인 훈련으로 한 시즌을 보낸 그는 도미니카 윈터리그에서 실전 감각을 회복하려 했다. 지난 10월 중순 도미니카 윈터리그 아길라스 소속으로 출장했다.
하지만 강정호는 윈터리그에서 부진했다. 24경기에서 타율 1할4푼3리(84타수 12안타) 1홈런 10타점 5득점 8볼넷 31삼진을 기록했다. 1년간 실전 공백을 단번에 극복할 수 없었다. 결국 아길라스는 순위 경쟁에 매진하기 위해 부진한 강정호에게 더 이상 기회를 주지 않고 방출했다.
미네소타와 남은 2년 계약을 파기하고 넥센 복귀를 선택한 박병호처럼 강정호도 넥센으로 복귀할 가능성은 있을까. 넥센은 최근 박병호와 내년 연봉 15억 원에 계약했다. 올해 마이너리그에서만 뛴 박병호는 미네소타와 남은 2018~19년(2020년은 구단 옵션) 연봉 600만 달러를 포기하고 돌아왔다.
강정호는 내년이 4년 계약의 마지막 해다. 내년 연봉은 300만 달러로 계약돼 있다. 2019시즌에는 피츠버그 구단이 옵션(550만 달러)을 갖고 있다. 피츠버그가 옵션을 실행하지 않으면 강정호는 25만 달러의 위로금(바이아웃)을 받고 헤어진다.
넥센 관계자는 "강정호는 박병호와 처한 상황이 다르다"며 "프런트 수뇌부가 교체된 미네소타는 박병호를 거의 전력 외로 분류했고, 박병호 스스로 국내 복귀를 희망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강정호는 메이저리그로 복귀하는데 전념하고 있고, 현재로선 국내 복귀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 넥센 관계자는 "지금 강정호의 복귀에 대해 어떤 입장을 말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긍정이든 부정이든 어떤 반응도 선수에게 괜한 오해를 살 수 있다.
미네소타-박병호 관계와 달리 피츠버그는 강정호에 대한 애정을 여전히 갖고 있다. 피츠버그는 어떻게든 강정호를 재기시키려고 애쓰고 있다. 강정호의 개인 훈련을 돕기 위해 피칭 머신을 구입해 줬고, 도미니카 윈터리그에서 뛰도록 도왔다. 윈터리그에서 부진한 채 방출됐지만, 피츠버그는 변함없이 믿음을 보내고 있다.
강정호는 2015년 메이저리그 진출 첫 해에 126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8푼7리(421타수 121안타) 15홈런 58타점 60득점을 기록했다. 시즌 막판 다리 골절 부상을 당했지만, 2016시즌 초반 복귀해 103경기에서 타율 2할5푼5리(318타수 81안타) 21홈런 62타점 45득점을 기록했다. 타석 수가 100타석 적었지만, 홈런은 오히려 20개를 넘겼고, OPS도 .816에서 .867로 상승했다. 연봉 250만 달러의 선수로는 몸값의 2~3배 효과를 냈다.
저비용 고효율의 성적을 보여줬기에 피츠버그는 강정호 복귀에 최대한 노력 중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취업비자 발급이 무산됐지만, 다시 비자 발급을 위해 노력 중이다. 피츠버그 구단은 강정호의 비자 발급 재신청을 지원하고 있다. 다양한 이민법 변호사와 전문가들을 고용했다.
비자 발급 가능성은 예측하기 힘들다. 피츠버그는 강정호의 복귀 무산도 대비하고 있다. 메이저리그 윈터미팅 기간에 닐 헌팅턴 피츠버그 단장은 "강정호가 돌아오면 엄청나겠지만, 그런 일이 일어날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는 발언을 했다. 프랭크 쿠넬리 사장도 "강정호의 비자 발급 절차가 생각한 것보다 더 복잡하다. 유감스럽지만 2018년 강정호가 팀에 속하지 않을 것이란 가정을 하고 오프시즌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준비한다는 의미다.
지난 29일 CBS스포츠는 "강정호가 비자를 발급 받아 스프링캠프 때 피츠버그로 돌아올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지만, 장밋빛 전망이다. 현재로선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만약 내년에도 비자 발급이 무산돼 메이저리그 복귀가 불가능해지면, 강정호의 처지는 달라질 수 있다. 피츠버그와 강정호의 관계도 변화가 있을 것이고, 그렇게 상황이 바뀐다면 넥센과 강정호의 교감이 생길 수 있다. 메이저리그 복귀가 무산되는 최악의 상황이 된다면 넥센이 손을 내밀 가능성이 생길 것이다. 현재로선 넥센은 강정호가 비자발급에 성공해 피츠버그에서 재기하기를 응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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