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최진수(28)는 고양 오리온의 어엿한 리더로 자리매김했다.
고양 오리온은 27일 고양 실내체육관서 열린 서울 삼성과 4라운드 첫 경기를 85-63으로 승리했다. 9위 오리온은 이날 승리로 3연패에서 탈출하며 시즌 8승(20패)째를 기록했다. 10위 부산 kt와 3.5경기 차로 벌렸으며 8위 창원 LG를 3경기 차로 추격했다.
승리의 주역은 단연 최진수였다. 최진수는 24득점 3어시스트 2리바운드로 분전했다. 이날 저스틴 에드워즈와 버논 맥클린 외인 듀오는 덩크슛 각 총 10개를 합작하며 화려함을 뽐냈다. 하지만 결정적 순간 팀 공수를 주도한 건 최진수였다.
최진수는 부상 투혼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 8일 SK전서 헤인즈를 수비하던 도중 팔꿈치에 눈두덩을 얻어맞았다. 출혈도 심했고, 목에 큰 충격을 입었다. 하지만 예상보다 빠르게 털고 코트로 복귀해 활약 중이다. 추일승 감독도 최진수를 두고 "부상 복귀 후 플레이가 냉정해졌다. 코트의 게임 리더가 필요했는데, 진수가 그 역할을 해주고 있다"고 칭찬했을 정도.
그러나 최근 분위기는 좋지 않았다. 오리온은 최근 3연패에 빠져있었다. 특히 직전 경기가 뼈아팠다. 지난 23일 원주 DB와 원정 경기를 86-93으로 분패했다. 스코어는 7점 차였지만 경기 내용에서 완전히 밀렸다. 이날 오리온은 팀 역대 최다인 24개로 자멸했다. 추일승 감독도 이날만큼은 목소리를 높여 선수들의 분발을 촉구했다.
이날 삼성전을 앞두고 악재가 더해졌다. 최근 리딩 가드로 팀을 이끌던 김강선이 인대 파열로 시즌 아웃된 것.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추일승 감독은 "발목이 세 번 꺾였다. 시즌 아웃이다"라며 "선수들이 실수해도 좋으니 의욕을 보였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그렇다고 직전 경기 턴오버 쇼를 묵인한 건 아니다. 추일승 감독은 "경험 없는 선수들이 '해보려다 실수'하는 건 괜찮다. 하지만 (최)진수나 허(일영)이, 맥클린, 에드워즈는 팀을 이끌어줘야 한다. 경기 질이 너무 안 좋다"고 따끔히 질책했다.수
최진수는 추 감독의 기대에 십분 부응했다. 1쿼터부터 3점슛 1개 포함 7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하지만 오리온은 1쿼터를 열세로 마무리했다. 부상으로 라틀리프와 커밍스가 빠진 삼성은 2~3쿼터 들어 힘이 떨어질 게 자명했다. 오리온으로서는 이 틈을 노려야했다. 그리고 최진수가 공격을 이끌었다. 최진수는 2쿼터에도 3점슛 1개 포함 6득점으로 양 팀 합쳐 최다 득점자에 올랐다. 3쿼터에도 7득점. 사실상 이날 경기의 승부처였던 2~3쿼터에서 13득점으로 펄펄 날았던 것. 오리온은 3쿼터까지 63-50으로 앞서며 사실상 승기를 챙겼다.
최진수의 올 시즌 한 경기 최다 득점은 18득점으로 지난 2일 부산 kt전과 6일 서울 삼성전서 한 차례씩 기록했다. 최근 5경기 중 4경기서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며 물오른 감각을 뽐냈지만 팀 승리와 이어지지 않아 마냥 기뻐하지 못했던 최진수다. 하지만 이날만큼은 팀 승리에 결정적으로 기여하며 맘껏 웃었다. 시즌 최다 득점은 덤이었다. /i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