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회장사 CJ-삼성 이탈, 사면초가에 빠진 KeSPA
OSEN 고용준 기자
발행 2017.12.27 11: 39

결국 운명의 키를 쥐고 있었던 건 LOL리그였다. 2009년 승부조작 파문 이후 내리막길을 걷다가 LOL e스포츠가 흥하면서 상승 흐름을 탔던 한국e스포츠협회(이하 KeSPA)가 흔들리고 있다. 굳건히 회원사로 자리잡고 있던 CJ와 삼성이 KeSPA와 사실상 이별을 선택했다.
KeSPA는 지난 11월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의 국회의원 시절 비서관들의 자금 운영 비리 건으로 사법당국의 도마 위에 올랐다. 이 와중에 KeSPA 관련 수사가 진행 중인 것과는 별개로 회원사의 협회 이탈이라는 난관까지 맞닥뜨렸다. 
먼저 삼성이 지난 1일 LOL팀을 글로벌 e스포츠 기업 KSV에 매각하면서 협회와 사실상 이별을 선언했다. LOL은 e스포츠 최고 인기 종목으로 삼성 갤럭시는 지난 11월 4일 중국 베이징에서 벌어진 'LOL 월드챔피언십(이하 롤드컵)'서 SK텔레콤을 3-0으로 격파하고 우승을 차지했다.

삼성 갤럭시를 운영하던 제일기획은 "게임단의 발전을 위해 e스포츠 전문기업에 팀을 매각했다"고 공식입장을 전했지만 가장 최정점에 올라왔다고 할 수 있는 우승팀을 매각하는 충격적인 선택으로 삼성은 e스포츠 시장서 완전하게 철수하게 됐다. 자연스럽게 부회장사로 있던 KeSPA도 정리하는 수순을 밟게됐다.
그러나 먹구름은 끝나지 않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e스포츠 역사와 궤를 같이하던 CJ도 KeSPA 탈퇴를 기정 사실화 시켰다. 온게임넷이라는 이름으로 스타리그 프로리그 등 e스포츠 첫 전성기를 주도했던 CJ는 2012년 이후에는 LOL로 한국 e스포츠의 또 다른 전성기의 주역이었다.
2015년 LCK 중계권과 상표권 분쟁으로 인해 CJ와 KeSPA 갈등이 불거졌지만 지난 11월 라이엇게임즈가 LCK 방송 직접 제작을 선언한 것이 KeSPA에는 치명타로 돌아갔다. 지난해 2부리그인 챌린저스로 강등됐던 CJ는 두 번의 승강전에도 LCK로 돌아오지 못하자 미련없이 LOL팀 해체를 결정했고, 다음 수순으로 KeSPA 회원사 탈퇴라는 강수를 선택했다.
CJ OGN 관계자는 "가장 큰 이유는 KeSPA가 현재 LOL 리그 참가팀으로 운영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가 리그에 참가하지 않게 된 사실이라는 점이다. 지난 1년간 많은 투자로 노력했지만 LCK로 올라가지 못하고 팀을 잠정적으로 운영하지 않게 되면서 회원사로 남을 이유가 사실 없다"고 KeSPA 회원사 탈퇴를 인정했다.
부회장사 지위를 가지고 있던 삼성과 CJ가 이탈하면서 KeSPA는 사면초가에 빠졌다. 부회장사들의 이탈로 운영자금도 줄어들게 되면서 대대적인 개편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부회장사들의 역할을 대신할 회원사를 찾지 못하면 KeSPA 운영은 정상화 되기 힘들 수도 있다.
2009년 승부조작 사태 이후 최악의 국면을 맞이한 KeSPA 김철학 기획 국장은 "다각적인 면에서 협회 정상화를 모색하고 있다. 조금 시간을 가지고 지켜봐주셨으면 한다"고 사태 해결에 대한 의지를 전했다. / scrapp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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