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사이’ 이준호X원진아, 가까워질수록 커지는 상처
OSEN 강서정 기자
발행 2017.12.26 08: 32

‘그냥 사랑하는 사이’가 사고 이후 남겨진 사람들의 아픔을 섬세하고 따뜻하게 그려내며 가슴 먹먹한 여운을 남겼다.
지난 25일 방송된 JTBC 월화드라마 ‘그냥 사랑하는 사이’(연출 김진원, 극본 류보라, 이하 ‘그사이’) 5회에서 강두(이준호 분)와 문수(원진아 분)는 추모비 재건립을 위해 유가족을 찾아 나섰다. 여전히 사고의 흔적을 품고 살아가는 유가족의 아픔을 담담하지만 생생하게 담아낸 ‘그사이’의 따뜻한 시선은 시청자의 가슴을 진하게 울렸다.
이날 방송에서 강두와 문수는 추모비 재건립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여러 추모비를 답사한 두 사람은 누구도 찾지 않는 쓸쓸한 추모비가 아니라 진정한 의미와 위로를 담은 추모비를 만들기로 의견을 모았다. 추모비를 두고 고민하는 문수를 찾아온 강두는 희생자들의 이름을 읊으며 “추모비 시작이 잘못된 것 같아. 이 사람들이 누군지, 그게 먼저 같아”라며 의미 있는 말을 던졌다. 이에 문수는 강두와 함께 희생자들에 대해 알아보기로 했다.

강두와 문수는 유가족을 만나 추모비의 의미를 설명하고 동의를 받으려 했다. 그러나 동의를 구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유가족은 “어차피 규정상 들어가야 할 녹지에 추모공원이란 이름만 붙이고, 저들한테 면죄부 주는 것 원치 않습니다”라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두 번째로 찾아간 유가족 할머니는 죽은 아들을 기다리다 홀로 죽음을 맞았다. 할머니의 시신을 발견한 강두는 충격으로 괴로워했다. 그 날 문수는 연수의 꿈을 꾸고 눈물을 흘렸고, 강두의 환영과 환청은 더욱 선명해졌다. 방송 말미 강두의 환영 속 소년이 사고 당일 문수와의 약속 때문에 쇼핑몰을 찾았던 문수의 첫사랑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날 방송은 ‘그사이’ 특유의 감성과 따뜻한 시선으로 깊은 여운을 남겼다. 아버지의 보상금으로 공부를 마칠 수 있었던 남자, 하필이면 사고 당일 일용직으로 파견됐다 희생된 아들을 기다리다 사망한 할머니의 삶을 담담하게 그려내며 짙은 울림을 전했다. 사건이 아닌 사람과 그들의 상처를 바라보는 깊이 있는 시선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 냈다.
상처와 아픔을 무겁지 않게 그려내면서도 감정선 한 가운데를 날카롭게 찌르는 대사 역시 묵직한 메시지를 전했다. 강두가 추모비를 기획하며 쏟아낸 “그 사람들, 어떤 사람들이었을까? 어디에 살았고, 뭘 했을까? 나이는? 부모였을까, 아이였을까?”라는 질문은 추모비에 담아야 할 것은 결국 사람임을 짚었다. 이는 강두와 문수의 “보여주려고 하지 말자 우리. 우리가 진짜 해야 될 것을 하자”, “우리가 진짜 해야 할 일, 기억하는 것”이라는 다짐에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강두가 할머니의 가슴 아픈 죽음에 던진 “살아서 불행했던 사람들의 인생은 어떻게 보상할 건데?”라는 질문은 ‘그사이’가 전하려는 본질, 사람과 상처에 대한 성찰이 담겨있었다.
남겨진 사람들 사이는 더욱 복잡한 연결고리로 얽히고 있다. 강두의 환영 속 남자가 문수의 첫사랑 최성재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최성재는 강두에게 트라우마였지만 문수에게는 그리움의 대상이었다. 남겨진 자의 몫을 고민하는 강두와 문수의 관계가 어떻게 변화할지 궁금증을 자극하는 지점이다. 아버지와 같은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치밀하게 공사를 진행해나가는 주원은 강두와 문수가 붕괴 사고의 피해자이자 유가족임을 알게 됐다. 문수를 향한 관심을 드러내고 있는 주원은 강두와 문수가 가까워지는 모습을 보며 아쉬운 눈빛으로 돌아섰다. 세 사람의 운명이 어떻게 펼쳐질지 관심을 모은다. /kangsj@osen.co.kr
[사진] JTBC ‘그냥 사랑하는 사이’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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