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호가 원톱 남자 주인공으로서의 저력을 확인시켜주고 있다. 악역도 잘해낸 것에 이어 멜로에 트라우마까지 캐릭터의 다양한 감정선을 자연스럽게 이끌어가고 있다.
JTBC 월화드라마 ‘그냥 사랑하는 사이’(극본 유보라, 연출 김진원)에서 준호는 밑바닥 인생을 살아가는 거칠지만 단단한 뒷골목 청춘 강두로 분해 열연하고 있다.
준호는 이 드라마를 통해 연기 데뷔 후 처음으로 미니시리즈 단독 주연을 맡았다. 사실 이는 놀라운 일도 아니었다. 2013년 영화 ‘감시자들’로 연기 데뷔한 그는 영화 ‘스물’로 대중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영화 ‘협녀, 칼의 기억’에 이어 tvN 드라마 ‘기억’을 통해 배우로서 자신의 존재감을 제대로 확인시켜줬다. 드라마 ‘상어’, ‘마왕’, ‘부활’ 등 복수 시리즈로 유명한 박찬홍 사단에 합류한 준호는 ‘기억’에서 알츠하이머를 앓는 태석(이성민 분)을 보호하며 안타까워하는 정진을 연기, 진정성이 느껴진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이어 준호는 드라마 ‘김과장’에 출연, 지상파 미니시리즈로 진출했다. 이 드라마를 통해 배우로서 자신의 저력을 보여줬다. 극 중 TQ그룹 재무이사 서율 역을 맡았던 준호는 그저 김성룡(남궁민 분)과 대립하는 악역 정도로만 인식됐다. 그런데 이 캐릭터를 맛깔나게 표현하며 화제가 됐다.
극 중 먹는 것에 집착을 해 ‘먹쏘’(먹보+소시오패스)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고 기존에 볼 수 없었던 귀여운 악역 연기로 시청자들의 지지를 받았다. 이 모든 것이 그의 탄탄한 연기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
‘김과장’으로 주목받은 준호가 차기작으로 어떤 작품을 선택할지 관심이 모아졌는데 ‘그냥 사랑하는 사이’의 주인공을 맡으면서 연기 데뷔 후 처음으로 미니시리즈 주연의 자리에 앉았다.
꾸준히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준호의 노력의 결과였다. 무엇보다 성실하게 연기 내공을 기른 준호는 이 드라마를 통해 주연 배우로서의 역량을 마음껏 펼치고 있다. 준호가 맡은 이강두는 과거 건물 붕괴 사고의 피해자로 트라우마를 겪는 캐릭터인데, 이강두의 트라우마는 단순한 게 아니라 자신이 어떤 행동을 하고 있는지 조차 모를 정도로 심각한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
지난 25일 방송에서 붕괴 사고 당시 자신의 발목을 붙잡았던 사망자에 대한 죄책감에 사로잡혀 초점을 잃은 눈빛을 하고는 자신이 어떤 행동을 한 지도 기억하지 못하는 것부터 하문수(원진아 분)에게 마음을 열고 점점 다가가는 등 트라우마부터 멜로까지 입체적으로 표현하며 이강두 캐릭터를 이끌어갔다. 주연 배우로서의 성장을 매회 보여주는 중이다. /kangsj@osen.co.kr
[사진] JTBC ‘그냥 사랑하는 사이’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