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유기’가 시청자들에게 애증의 드라마로 등극하게 됐다. CG 실수와 끊김 사고로 실망감을 안기더니 이번엔 아예 방송을 연기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이에 일주일을 어떻게 기다리느냐는 안타까운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화유기’의 방송사인 tvN 측은 25일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24일 밤 방송된 ‘화유기’ 2화의 컴퓨터 그래픽(CG) 작업 지연으로 인해 미완성 장면 노출 및 장시간 예고로 시청에 불편을 드리게 됐다”며 “2화 방송사고와 관련해 ‘화유기’ 제작진, tvN 채널, 후반작업을 담당하는 관계자들 모두 책임을 통감하고 다시 한 번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문을 열었다.
제작진에 따르면 ‘화유기’는 지난 10월 초 첫 촬영을 시작해 현재 6회분을 촬영하고 있다. 고대소설 서유기를 모티프로 요괴들의 퇴마를 그린 장르적 특성상, CG 작업으로 처리할 게 많아 작품성을 높이기 위해 많은 시간을 들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생방송처럼 진행되는 촬영에 컴퓨터 그래픽 후반작업까지 하면 기존 드라마보다 더 많은 시간이 필요로 하다는 것이다.
‘화유기’ 측은 “CG작업은 촬영과 편집이 완료된 분량을 최대한 빨리 전달해 작업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화유기’가 다른 작품보다 요괴, 퇴마를 테마로 하는 만큼 CG 분량이 많고 난이도가 높아 2화 후반부 CG 완성본이 예정된 시간보다 지연 입고돼 사고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제작진과 tvN은 24일 2회 방송 도중 발생한 방송사고를 깊이 반성하며 향후 이 같은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4회 방송을 차주로 연기하는 대책을 마련했다.
‘화유기’의 제작진은 “방송 안정화를 위해 31일(일) 방송 예정이던 4회를 차주로 연기한다”고 설명했다. 단, 30일(토) 오후 9시에 방송될 예정이었던 3회는 그대로 전파를 타고, 4회는 오는 1월 6일(토) 오후 9시에 방송된다.
제작진의 결정에 대해 시청자들은 “재미있으니 용서한다”는 반응과 “CG가 그렇게 뛰어난 것도 아니던데 도대체 왜”라는 반응으로 호불호가 나뉘고 있다. 하지만 독특한 소재와 막힘없는 전개, 배우들의 호연에 칭찬이 압도적으로 우세한 건 사실이다.
양질의 드라마를 선사하겠다는 제작진의 입장은 이해되나 시간이 촉박하다는 이유로 CG 실수가 반복된다면 시청자들의 마음이 돌아설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이럴 때일수록 감독-작가-배우-스태프의 긴밀한 공조가 절실하다. 명작 드라마로 만들려고 한다면 플랜부터 서둘러 조율해야 하지만 과도한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는 지양해야 하지 않을까./purplish@osen.co.kr
[사진] ‘화유기’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