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에 이어) “‘1987’은 너무 재미있게 잘 봤다. 시나리오를 봤을 때 느꼈던 재미가 그대로 영화 안에 담겼다. 배우들이 많이 나와서 산만할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더라. 이야기가 워낙 탄탄하다보니 끝까지 집중하며 볼 수 있었다.”
‘신과 함께’(감독 김용화)와 일주일 차이로 27일 개봉하는 영화 ‘1987’(감독 장준환)에서 하정우는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은폐하려는 경찰에 맞서 진실을 밝히려는 최환 검사 역을 맡아 다시 한 번 관객들 앞에 선다. ‘하정우 대 하정우’의 대결이라는 표현이 적격이다.
하정우는 최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OSEN과의 인터뷰에서 “‘신과 함께’와 ‘1987’의 언론시사회에 이틀 연속으로 참석하는 건 마치 올림픽에서 결승전 두 번을 뛰는 것과 같은 느낌”이라고 은유적으로 표현했다.
그는 “제가 두 영화를 동시에 홍보하면서 제 정신을 차리고 있는 게 신기하다(웃음). 정신적으로도 힘들다”며 “‘1987’을 기다리는 관객들은 제가 ‘신과 함께’ 홍보만 하고 있다고 하는데 정말 오해다. 저는 (김)윤석이 형 다음으로 ‘1987’을 열심히 홍보 하고 있다”고 두 작품에 같은 애정도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뷰를 진행할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하정우는 말하는 것에 있어서 숨김 없이 솔직하고, 그 과정에서 웃음까지 이끌어내는 특출난 매력을 지녔다는 것이다. ‘1987’ 속 최 검사도 하정우만의 매력이 잘 묻어있는데, 사건을 수사하는 데 있어서 진지함을 유지하면서도 특유의 유머 코드로 상대방의 마음을 무장 해제시키는 능력을 보여줬다.
‘1987’은 1987년 6월 10일부터 6월 29일까지 대한민국에서 전국적으로 벌어졌던 반독재 민주화 운동을 그린 영화이다. 하정우는 1987년 당시 초등학교 3학년이었다고 했다. 대학생이 된 이후 당시 집권한 대통령들의 부당함과 무능력을 알게 됐다고.
“등하굣길에 눈을 뜨기 힘들 정도로 따갑고 매웠다. 그땐 무슨 일이 벌어진지 몰랐지만 대학생이 된 후 당시에 일어났던 일들을 제대로 알 수 있었다. 어떻게 이런 일들이 일어날 수 있을까 싶었다.”
하정우는 이어 “‘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라는 대사를 유가족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걱정했다. 정말 가슴이 찢어지는 상황이지 않나. 저 말고 다른 배우들도 같은 생각을 가졌다”라며 “(언론시사회는)분위기가 가라앉았다기보다 엄숙한 자리였던 것 같다. 진심이 담긴 마음들이 영화에 담겨 있었기 때문에 의미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고 자평했다.
‘추격자’ ‘황해’에 이어 하정우와 세 번째로 호흡을 맞춘 김윤석은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은폐하려는 경찰 간부 박처장을 연기했다.
하정우는 “김윤석 형과 ‘추격자’를 할 때부터 호흡이 잘 맞았다. 형도 그렇지만 저 역시 매 테이크마다 조금씩 다른 연기를 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이미 서로에게 잘 맞춰져 있다. 윤석이 형은 연기할 때도 굉장히 편하다”면서 “제가 신인시절부터 너무나 좋은 배우와 같이 일을 해서 테이크마다 다른 연기를 하거나 미숙했던 부분도 좋은 리액션으로 받아주셨던 것 같다. 덕분에 저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었던 것 같다”는 생각을 전했다./purplis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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