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이 내년에도 한국시리즈에 진출할 수 있을까. 왕조를 이루는 듯 했으나 한국시리즈 3연패는 무산됐다. 내년 4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은 '뉴 페이스' 외국인 선수 3명의 활약에 달렸다.
두산은 오프 시즌에 선수 이동이 많은 편이다. 외국인 선수는 3명 모두 새 얼굴로 물갈이됐고, FA 민병헌은 롯데로 이적했다. 2차 드래프트, 보류 선수 명단 제외를 통해 제법 많은 선수들이 빠졌다.
민병헌이 빠진 공백은 그렇게 커 보이지는 않는다. '화수분 야구'인 두산은 백업이 두텁다. 내년 우익수 자리는 정진호, 국해성, 조수행, 김인태 등이 돌아가며 합작 2할6푼~7푼 15홈런 60타점 정도는 기대할 만 하다. 올해 정진호 등 4명이 합작 10홈런 54타점을 기록했다.
선발진의 장원준, 유희관은 꾸준히 10승 투수로 활약할 것으로 예상된다. 5선발 함덕주는 올해 후반기 빼어난 성적으로 내년 시즌이 기대된다. 함덕주는 전반기 3승 7패 평균자책점 4.23에서 후반기 6승 1패 평균자책점 2.91로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불펜에선 김강률, 김명신 등이 한 단계 성장해 이용찬, 이현승과 주축이 됐다. 불펜 숫자가 부족해 보이지만 젊은 투수들이 올라올 것이다.
예상의 변동폭이 크게 생길 수 있는 부분은 외국인이다. 효자 용병 니퍼트를 떠나보냈고, 보우덴과 에반스도 작별했다. 두산이 2011년 이후 외국인 선수를 모두 교체한 것은 처음이다. 두산에서 통산 94승, 지난 2년간 34승을 거둔 니퍼트의 자리는 롯데에서 뛴 린드블럼이 에이스로 메워야 한다. 린드블럼이 15승 정도는 해야 니퍼트 자리를 메울 것이다.
KBO리그를 처음 경험하는 투수 세스 후랭코프와 타자 지미 파레디스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가 두산의 가장 큰 변수다.
후랭코프는 메이저리그 기록은 1경기, 대부분 마이너리그에서 뛰었다. 마이너리그 통산 266경기 중 선발은 70경기였다. 불펜으로 많이 뛰어 풀타임 선발에 다소 걱정은 있다. 건장한 체격(키 195cm, 체중 90kg)의 후랭코프는 140km 중후반대의 직구를 비롯해 싱커, 커터, 커브, 체인지업 등을 구사한다. 내야 땅볼 유도가 많은 것은 기대감을 준다.
니퍼트가 2011년부터 꾸준히 1선발로 존재감을 보여줬지만, 니퍼트와 짝을 이룬 외국인 선발 투수로는 2016시즌 보우덴(18승 7패)를 제외하고는 인상적인 투수는 없었다. 보우덴 외에는 5승을 넘긴 외국인 투수 조차 없었다. 후랭코프가 10승만 해도 큰 성공이다.
두산은 안정적인 에반스 대신 파레디스를 새로 뽑았다. 파레디스는 에반스에 비해 우익수와 코너 내야 수비가 가능한 장점은 있다.
2011년 휴스턴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파레디스는 2015~16시즌에는 풀타임 메이저리거로 뛰었다. 2015년 볼티모어에서 104경기 타율 2할7푼5리(363타수 100안타) 10홈런 OPS .726을 기록했다. 2016년에는 토론토와 필라델피아에서 83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2푼2리(158타수 35안타) 5홈런 OPS .620을 기록했다
올해 일본의 지바롯데(89경기 타율 2할1푼9리 59안타 10홈런 26타점)에서 뛰며 아시아 야구를 경험한 점이 고무적이다. 정교한 일본 투수들 상대한 경험은 KBO리그 투수 대응력을 키워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2년간 에반스가 보여준 공격력을 보여줄 지는 미지수다. 에반스는 2016년 타율 3할8리 24홈런 81타점, 올해는 타율 2할9푼6리 27홈런 90타점을 기록했다. 파레디스가 2015시즌 두산에서 뛴 데이빈슨 로메로, 잭 루츠처럼 실망스런 성적을 보인다면 에반스를 떠나 보낸 후회가 생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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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린드블럼-후랭코프-파레디스(왼쪽 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