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연속 홈런-타점왕' 박병호, 타이틀 구도 재편하나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12.24 06: 03

'나 지금 떨고 있니' KBO리그를 지배했던 박병호(넥센)가 돌아왔다. 각종 타격 타이틀 경쟁이 박병호 손에서 재편될 공산이 크다.
박병호는 2012시즌부터 2015시즌까지 4년 연속 홈런왕에 오르며 KBO리그를 지배했다. 같은 기간 529경기에 출장하며 타율 3할1푼4리, 173홈런, 492타점을 기록했다. 이 기간, 명실상부 리그 최고의 타자였다.
KBO리그를 평정한 박병호는 2015시즌 종료 후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했다. 한국 무대가 좁았던 그였기에 어찌 보면 당연한 수순이었다. 박병호는 포스팅 시스템으로 미국 무대의 문을 두드렸다. 미국 메이저리그 미네소타와 4+1년 최대 1800만 달러(당시 약 208억 원) 계약을 체결했다.

첫 단추는 잘 꿰는 듯했다. 박병호는 2016시즌 초반, 연일 홈런포를 쏘아올리며 파워를 유감없이 뽐냈다. 하지만 희망은 오래가지 않았다. 부진과 부상이 겹쳤고, 박병호는 지난해 62경기 타율 1할9푼1리, 12홈런, 24타점에 그쳤다. 절치부심으로 맞은 올해 양도선수지명(DFA)로 40인 로스터에서 제외됐고, 스프링캠프 맹타에도 빅리그 콜업은 없었다. 트리플A에서 시즌을 시작해 끝났다. 
결국 귀국을 선택했다. 넥센은 지난달 27일, 박병호와 연봉 15억 원의 유턴 계약을 맺었다. 미네소타와 2+1년 계약이 남았지만, 박병호의 해지 요청을 팀이 수용했다. 미네소타는 지난 17일 박병호를 서류상으로 공식 방출 처리했다. 이제 비로소 '넥센맨'이 됐다.
박병호의 KBO리그 복귀는 타격 타이틀의 재편을 의미한다. 박병호는 2012년 31홈런-105타점을 시작으로 2013년(37홈런-117타점), 2014년(52홈런-124타점), 2015년(53홈런-146타점)까지 4년 연속 홈런과 타점 1위를 석권했다. 2년 연속 50홈런은 리그 최초였고, 4년 연속 홈런왕과 타점왕을 석권한 것도 박병호 뿐이었다.
거기에 2013년 91득점으로 이 부문 1위에 올랐고, 2014년(126득점)과 2015년(129득점)에는 각각 2위를 차지했다. 또한, 2013년부터 2년간은 볼넷 1위 자리를 꿰차기도 했다. 박병호의 이름은 거포가 따낼 수 있는 타이틀 상위권에 늘 자리했다.
박병호가 떠난 뒤 KBO리그 홈런 레이스는 최정이 주도했다. 최정은 지난해 40홈런으로 에릭 테임즈와 나란히 홈런왕 타이틀을 따냈다. 올해는 46홈런을 때려내며 2년 연속 홈런왕에 올랐다. 결국 홈런왕 판도는 최정과 박병호의 자존심 싸움에 새 얼굴이 가세하는 형국이 될 전망이다.
박병호가 주름잡았던 타점 판도는 춘추전국이었다. 지난해는 삼성 유니폼을 입고 마지막 시즌을 보냈던 최형우가 144타점으로 이 부문 1위를 꿰찼다. 올해는 삼성 다린 러프가 124타점을 기록하며 펄펄 날았다. 최형우는 올 시즌 120타점으로 이 부문 2위에 머물렀다. 그 뒤를 김재환(115타점)과 김하성(114타점), 최정(113타점)이 차지했다. 여러 선수가 근소한 차이로 경쟁을 펼쳤다. 한두 경기에 따라 순위가 요동칠 수 있는 만큼 타점왕은 시즌 막판까지 더욱 안갯속이었다.
박병호의 가세로 홈런왕과 타점왕 경쟁은 한층 더 뜨거워질 전망이다. 2018시즌을 지켜보는 또 하나의 재미난 요소가 추가된 셈이다. /ing@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