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감이 생기네요."(문정원), "못 때리면 바보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네요."(이바나). 한 팀에서 뭉친 '서브퀸'. 효과는 확실했다.
도로공사는 23일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17~2018 V-리그 여자부 현대건설과의 3라운드 맞대결에서 세트스코어 3-1(21-25, 25-15, 25-23, 25-20)로 승리를 거뒀다.
이날 도로공사의 승리로 이끈 무기는 서브. 도로공사는 현대건설의 센터진에 꽁꽁 묶이며 블로킹 싸움에서 6-14로 뒤졌지만, 강력한 서브로 상대의 리시브를 흔들면서 한 점씩 차곡차곡 쌓아가며 승리에 다가갔다. 이날 도로공사는 서브 싸움에서 8-3으로 앞서기도 했다.
중심에는 이바나와 문정원이 있었다. 이바나는 이날 자신이 작성한 30점 중 6점을 서브로 올렸다. 날카롭고 강력한 이바나의 서브에 현대건설은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3세트에는 10-11로 지고 있던 가운데 연달아 서브에이스를 꽂아넣으면서 역전을 만들어냈고, 4세트 23-19 상황에서도 서브 득점을 올리면서 이날 경기의 쐐기를 박았다.
문정원 역시 '서브퀸' 출신답게 강하고 정교한 서브로 현대건설을 괴롭혔다. 2세트 5-4로 앞선 상황에서 강력한 서브로 서브 득점 2점을 올리는 등 9-4까지 점수를 벌리는데 앞장섰다.
이날 경기 승리와 함께 8연승을 달린 도로공사는 승점 3점을 획득하며 11승 4패 승점 34점으로 선두 독주 체제를 굳혀나갔다. 2위 현대건설(9승 6패 승점 27점)과는 승점 7점 차. 경기를 마친 뒤 김종민 감독도 "이바나와 문정원의 서브가 잘 들어가서 분위기를 잡은 것 같다"고 칭찬을 하며 "4라운드 현대건설과의 맞대결에서 여유를 좀 더 가질 수 있게 됐다"고 미소지었다.
나란히 서브로 팀을 상승세를 이끈 두 '서브퀸'도 밝게 웃었다. 이바나는 "크리스마스 앞둔 경기에서 이기자고 했는데 이겨서 좋다. 팀 내에서 마니또 이벤트를 하는데, 그게 내일 누군지 밝혀진다. 경기도 이겼고, 마니또도 오픈돼서 두 배로 기쁘다"고 유쾌한 소감을 전했다. 문정원 역시 "지난 시즌과 비교해서 선수들의 마음 가짐이 달라졌다. 각자 맡은 일을 하면서도 팀을 위한 희생도 한다. 이런 점이 시너지 효과로 나온 것 같다"고 상승세 이유를 기분 좋게 짚었다.
동시에 서로에 대한 칭찬 세례도 이어졌다. 둘은 지난 2012년 이미 한 차례 한솥밥을 먹은 경험이 있다. 2011~2012시즌 이바나가 대체선수로 도로공사에 온 가운데 문정원은 2011년 입단한 새내기였다. 잠깐 스쳐가는 듯 했지만, 5년 만에 나란히 같은 장점을 앞세워 팀의 승리를 이끄는 선수로 만나게 됐다.
문정원은 "신입생 때 이바나가 온다고 해서 기분이 좋았다. 워낙 서브가 좋은 선수였던 만큼 기대했다"라며 "만약 내가 상대편이었다면 이바나의 서브는 못 받았을 것 같다"고 엄지손가락을 내밀었다.
이바나도 칭찬으로 응수했다. 이바나는 "처음 왔을 때 문정원이 신입생이기는 했지만, 중요한 선수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문정원에게는 마법적인 면이 있다"고 밝혔다. "공을 줍던 시절이라 기억 못했을 것 같다"고 말한 문정원은 이바나의 칭찬에 "거짓말한다"며 쳐다봤지만, 내심 입가에는 미소가 번졌다.
서로에 대한 시너지 효과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문정원은 "이바나의 서브 다음에 내 차례가 오는 만큼, 더 자신있게 생각하고 넣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바나 역시 "(문정원과) 연결돼 있다는 생각이 든다. 문정원이 잘 때리고 내가 못 때리면 바보같은 느낌도 든다"고 너스레를 떨며 "서로 동기부여가 되는 사이임에는 분명하다"고 활짝 웃었다. /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