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커피 한 잔①] 정이랑 "'보그맘' 첫 리딩 때 눈물...가슴 벅찼죠"
OSEN 유지혜 기자
발행 2017.12.24 08: 45

배우 정이랑에게 ‘보그맘’은 꿈이었다. MBC 시트콤을 보며 배우를 꿈꿨던 그에게 MBC 예능드라마 캐스팅이라니. 정이랑은 아직도 ‘보그맘’ 첫 리딩 현장을 떠올리며 떨리는 가슴을 감추지 못했다.
최근 종영한 MBC 예능드라마 ‘보그맘’에서 유귀남 역으로 활약한 정이랑은 “늘 카메오만 나오다가 이렇게 공식적으로 미팅을 하고 리딩을 한 작품이 처음”이라며 ‘보그맘’에 대한 남다른 애틋함을 드러냈다. 특히 MBC 시트콤에 대한 로망으로 개그맨 공채에 도전했던 정이랑에게 ‘보그맘’은 더욱 특별했다.
“지상파도 처음이고, MBC도 처음이고, 제가 늘 로망을 가지고 있던 시트콤과 비슷한 예능드라마도 처음이다. 첫 리딩 현장에서 심장이 벌렁벌렁하더라. 배우들과 첫 대면을 하고 소감을 얘기하는데 시상식 마냥 울고 말았다. 주접을 떨었지.(웃음) 저로서는 가슴이 벅찬 순간이었다. 빈말인지는 모르겠지만, 감독님과 작가님께서 제게 ‘가장 먼저 캐스팅했다’라며 ‘대체불가’라고 말해주셨다. 그런 말을 들은 것만으로도 영광이었다.”

정이랑은 자신의 ‘꿈’의 무대였던 만큼 부담감도 컸지만 그 어느 때보다 노력을 거듭했다고. 연습실을 따로 잡아서 대본 분석을 하기도 했단다. 자신이 대본 붙잡고 있는 모습이 익숙해진 탓에 아이도 자기 전에 ‘엄마 이제 대본 봐’라고 말해줄 정도였다고. 다행히 ‘보그맘’은 병맛과 풍자를 적절히 섞어 호평을 받았다.
“애드리브도 많이 준비했지만, 역시 현장에서 호흡을 맞추며 살아있는 연기를 할 때가 재미있는 장면들이 많이 나오더라. 다른 여배우들과 달리 나는 개그맨 출신이라 ‘저 개그맨 오버하고 있네’라는 말을 들을 것 같아서 고민이 많았다. 하지만 부담감을 가지면 망한다고 생각했고, 욕심이 날수록 힘을 빼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악플도 있어서 고민을 하던 때에 ‘연기 좋더라’라는 주변의 말을 많이 듣고 힘을 얻었다.”
‘보그맘’의 선혜윤 PD와 정이랑은 독특한 인연이다. ‘SNL코리아’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신동엽의 아내가 선 PD였기 때문. 덕분에 신동엽의 코치도 제대로 받았다는 정이랑은 선 PD에 대해 “첫 대면 자리에서 눈물을 흘리며 주책을 떨었던 게 바로 나와 선 PD님”이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첫 대면에서 ‘이제야 퍼즐이 맞춰진 것 같다’며 눈물을 흘린 게 바로 선혜윤 PD님이었다. 그렇게 빨리 찍는 분은 난생 처음이었다. 그야말로 ‘뚝딱’이었는데 원래도 빨리 찍는 분이었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박)한별씨가 임신을 해서 나름 배려 차원으로 그렇게 한 것이었다. 참 배우들을 많이 생각해주는 연출자였다.”
이번 ‘보그맘’은 특히 박한별의 임신 발표로 더욱 많은 주목을 받았던 바. 정이랑은 박한별의 임신 때문에 ‘보그맘’ 팀의 의리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팀에 대한 남다른 애착을 전했다. 박한별의 임신을 한마음으로 축복하고, 그가 먼저 세상에 발표할 때까지 모두 그 비밀을 철저하게 지켜줬다고.
“한별씨가 어느 날은 ‘못 참겠다’며 임신 사실을 단체 문자방에 발표를 했다. 거기서 다들 놀랐을 법한데, 당황하지 않고 ‘축하해’라며 아무렇지 않게 축하해줬다. 한별씨도 거기에서 ‘축하 처음으로 받는다. 눈물 난다’고 고마워했다. 다들 그렇게 축하해주고 다음 날에는 모르는 척 하고 비밀을 지켜줬다. 진자 멋있는 의리였다. 당당하고 솔직하게 팀 사람들에게 임신 사실을 밝힌 한별씨도 멋있었다. 그저 더 도움이 되지 못한 게 미안했다.”
‘예비맘’인 박한별에게 ‘이미 맘’인 자신이 해줄 수 있는 말은 오로지 “혼란스러울 때는 수다든, 여행이든 무언가로 풀어서 좋은 에너지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뿐이라고. 멋진 엄마이자, 멋진 배우로 2017년을 꽉 채운 정이랑의 진심이 담긴 조언이었다. 그는 ‘보그맘’으로 마음껏 연기를 할 수 있는 새로운 장을 만났다며 뿌듯해했다.
“전엔 어떤 작품을 해도 무언가 부족하거나 예쁘면 안 되는 역할을 했다. ‘보그맘’에선 마음껏 뽐내고, 마음껏 예쁜 옷을 입고 마음대로 연기한 작품이었다. 올해 연달아서 졸부 역할을 몇 개월 동안 하게 됐는데 2018년엔 졸부는 그만 하고 싶다.(웃음) 남편이 매일 ‘이렇게 순수하고 착한데 왜 사람들이 안 알아줄까’라고 말해준다. 그런 여리여리한 역할 한 번 해보고 싶다. 사실 2018년엔 뭐라도 더 하고 싶다. 안 가릴 거다.(웃음)”/ yjh0304@osen.co.kr
[사진] 손용호 기자 ajyou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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