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이 야심 차게 내세운 하반기 기대작다웠다. 차승원, 이승기, 오연서의 호흡은 찰떡이었고 캐릭터마다 생생하게 살아있어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하지만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크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23일 첫 방송된 '화유기'를 향한 엇갈린 반응들이다. 그도 그럴 것이 '화유기'가 베일을 벗기 전 많은 드라마 마니아들의 기대와 관심이 이 작품에 쏠렸다. 배우들의 화려한 라인업은 물론 스타 작가 홍자매에 대한 관심도 한몫했다.
볼거리는 화려했다. 어린 진선미(갈소원 분)가 귀신을 보는 걸 안 우마왕(차승원 분)은 손오공(이승기 분)이 있는 집으로 그를 보냈다. 부채를 가져오라고 시키면서 주변에 어떤 것도 보거나 듣지 말라고 했다. 하지만 그는 손오공과 대화를 나눴고 계약을 맺었다.
손오공은 진선미에게 "방을 둘러싼 촛불을 꺼달라. 네가 무섭고 힘들 때 내 이름을 부르면 내가 언제든지 나타나서 널 지켜주겠다"고 약속했다. 진선미는 그를 믿었지만 손오공은 저주에서 풀린 다음 자신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도록 손을 썼다.
이 때문에 진선미는 온갖 악귀를 보게 됐다. 25년 후 손오공은 우마왕의 집에 얹혀 살며 인간세계 악귀를 퇴치했다. 승진해서 천계에 복귀하려고 했지만 실패했고 화가 난 손오공은 삼장을 잡아먹겠다고 했다. 그러면 큰 힘을 갖게 되기 때문.
그보다 먼저 우마왕이 큰 진선미(오연서 분)가 삼장이라는 걸 알게 됐다. 이를 모르는 손오공은 진선미를 우연히 보고 아는 척했다. 진선미는 25년 만에 나타난 그를 원망했다. 그러면서도 이름이 기억난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자신의 이름을 안다는 진선미에게 손오공은 무섭게 돌변했다. 결국 진선미는 "내가 널 부를지 모른다고 생각한 적 없니? 난 25년 동안 날 지키러 와줄까 간절하게 기다렸는데. 희망고문은 오늘로 끝"이라며 눈물을 흘렸다.
진선미의 눈물에 손오공의 마음은 찜찜했지만 제 살 길을 찾기로 했다. 삼장을 찾아 잡아먹기로 마음먹은 것. 그런데 진선미가 악귀에 시달렸고 손오공이 이를 구해줬다. 진선미는 "날 구하러 온 거냐"고 감격했다.
진선미 목덜미의 상처를 본 손오공은 그가 삼장이란 걸 알게 됐다. 진선미는 손오공이 구하러 왔다는 대답을 기대했지만 그는 "아니 널 잡아먹을 거야"라며 비릿하게 웃었다.
지루할 틈 없는 전개가 펼쳐졌지만 한편으로는 산만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악귀들이 쏟아져 한겨울 안방을 더욱 오싹하게 만들었지만 홍자매의 전작인 '주군의 태양'이 떠오르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지적과 '첫 술에 배부르랴' 평가가 엇갈리는 '화유기' 1회였다. 2회에는 어떤 성적표를 들게 될지 궁금해진다./comet568@osen.co.kr
[사진] '화유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