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한 변수’ 2018년 연봉서 보는 SK 현 주소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12.24 06: 11

SK는 2018년도 연봉 재계약 대상자 52명 중 49명(94.2%)과 일찌감치 협상을 마무리했다. 2차 드래프트로 온 세 명의 선수도 각각 도장을 찍었다. 타 팀에 비해 빠른 속도다.
지난해에 비하면 팀 성적이 좋아졌다. 선수단 전체에 돌아가는 파이가 커졌다. 좋은 활약을 보인 선수들은 그만한 보상을 받은 것이 눈에 띈다. 직전연도 대비 두 배, 즉 100% 이상의 높은 인상률을 기록한 선수만 7명에 이른다. 50% 이상으로 범위를 넓히면 12명이다. 시즌 중부터 자체 고과 산정 프로그램을 점검했고, 철저하게 성과 위주로 접근해 긍정적인 평도 얻었다.
하지만 연봉계약표를 보면 SK가 가지고 있는 현재 팀 구조의 문제, 그리고 고민이 읽히는 지점도 있다. 바로 연봉 2~3억 원대 선수가 많지 않다는 점이다. 프리에이전트(FA) 선수를 제외하면, 내년 2~3억 원대 연봉을 받는 선수는 4명뿐이다. 이재원(3억5000만 원), 나주환(3억 원), 김성현(2억5000만 원), 박종훈(2억 원)이 그 주인공들이다. 20대 선수는 박종훈 하나다.

그나마 2명이 추가된 결과다. 나주환은 1억5000만 원에서 3억 원으로 올랐고, 박종훈은 1억 원에서 2억 원으로 올랐다. 반대로 이재원과 김성현은 올해 부진했다. 꾸준히 연봉이 올랐던 김성현은 3000만 원이 삭감됐고, 역시 고과상 삭감 대상자였던 이재원은 예비 프리에이전트(FA) 효과로 동결됐다. ‘슈퍼스타’급이라고 볼 수 있는 FA 이전 4억 원 이상 선수는 하나도 없다. 미계약자 3명 중 이 구간에 진입할 선수는 없어 보인다.
데뷔 후 1군에서 꾸준하게 활약한 선수라면 리그를 대표하는 성적이 아니더라도 보통 3~4년 내 억대 연봉에 진입한다. 고과 시스템이 출전 경기수와 밀접하게 연관을 맺기 때문이다. 그런 활약을 이어가며 몇 년을 더 뛰면 2~3억 원대 구간에 진입한다. 그리고 조금의 더 시간이 지나면 FA 자격을 얻어 연봉이 확 뛰는 게 일반적이다. 팀 성적에 영향을 받기도 하지만, 기본적인 실력이 있으면 후한 대접을 받는 것이 연봉의 세계다.
달리 말하면 2~3억 원대 연봉을 받는 선수들이 많을수록, 그리고 FA전 그 이상의 연봉을 받는 선수들이 많을수록 그만큼 팀이 더 두꺼운 상수를 가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 선수들은 몇 년에 걸쳐 꾸준한 성적을 냈고, 특히 20대 선수들은 향후 성적이 크게 떨어지지 않을 가능성도 높다. FA 선수들과 팀의 기둥이 된다. 반대로 이 구간대의 선수가 많지 않은 SK는 변수가 많은 팀이라는 이야기도 된다.
실제 올해 좋은 활약으로 억대 연봉에 진입했거나 인상률이 높았던 선수는 ‘검증 과정’을 거쳐야 한다. 1년 활약이 반짝인지, 아니면 진짜 실력인지는 더 살필 필요가 있다. 선수들이 “3년은 해야 자기 경력이 된다”라는 말을 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게다가 SK는 FA 자격을 거친 고액 연봉자들의 올해 팀 기여도가 좋지 않았다. 성적만 보면 전체적으로 내리막이다. 
올해 가능성을 내비친 선수들이 다른 의미의 ‘2년차 징크스’를 겪고, 기존 FA 선수들의 내림세가 반등하지 못할 경우 SK의 2018년 전망은 대단히 어두워진다. 아직은 우승 전력이라고 확신할 수 없는 것도 이런 위험성이 상존하기 때문이다. 내심 ‘2019년 우승권 도전’이라는 목표를 세우고 있는 SK로서는 2018년 성과가 정말 중요하다. 더 정교하게 팀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 2019년 연봉협상 결과는 SK가 그 자격을 갖췄는지를 보여주는 척도가 될 것이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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