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시리즈 때와 마찬가지로 등장하는 모든 캐릭터의 존재감이 남다르다. 주인공은 물론이고 그들의 주변 인물까지 세심하게 표현해냈다. 연기 역시 일품이다. 연출 대본 연기, 모든 것이 완벽한 '슬기로운 감빵생활'이 있어 시청자들은 즐겁기만 하다.
tvN 수목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은 동생을 구하다 과잉대응으로 구속이 된 야구 선수 김제혁(박해수 분)의 교도소 생활을 다루고 있다. 김제혁이 감옥 생활에 적응하면서 만나게 되는 인물들의 구구절절한 사연과 이들이 관계를 형성해나가는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진한 감동과 유쾌한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무엇보다 '슬기로운 감빵생활'이 큰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건 등장하는 인물들이 가진 매력이 크기 때문. 누구 하나 허투루 볼 수 없을 정도로 탄탄하게 짜여진 스토리 속에서 모든 캐릭터들이 반짝 반짝 빛이 나고 있다. 기존 드라마 같았으면 주인공을 위한 배경 역할을 했을 법한 조연 혹은 단역들이 '슬기로운 감빵생활'에서는 절대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로 부각되고 있다.
현재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이는 해롱이 한양(이규형 분)이다. 전작인 tvN 드라마 '비밀의 숲'과는 전혀 다른 약쟁이 캐릭터로 완벽 변신한 이규형의 연기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는 반응이다. 여기에 늘 아무 말이나 막 하는 해롱에 발차기를 날리는 문래동 카이스트(박호산 분)과의 티격태격 케미가 '슬기로운 감빵생활'을 더욱 재미있게 만들어주고 있다.
문래동 카이스트는 혀 짧은 소리가 핵심 포인트. 자칫 잘못하면 이상하게 보일 수도 있는 캐릭터인데, 박호산은 탁월한 연기 내공으로 문래동 카이스트를 맛깔스럽게 연기해내 호평을 얻고 있다. 시청자들은 문래동 카이스트의 말투를 따라하며 애정을 듬뿍 내비치고 있다.
이들 외에도 외모와는 달리 마음은 따뜻하고 착한 장기수(최무성 분), 억울한 누명으로 악마 유대위가 된 유정우(정해인 분), 고지식하지만 이감가는 순간까지 주변 사람들을 챙기던 고박사(정민성 분), 김제혁을 잘 따라는 법자(김성철 분) 등 누구 하나 빼놓을 수 없을 정도로 매력적이다.
수감자 뿐만이 아니다. 겉으로는 투덜거리지만 부탁하면 모두 다 들어주는 팽부장(정웅인 분)은 매회 재미와 감동을 함께 선사하곤 한다. 또 지난 방송에 재등장한 장발장(강승윤 분)은 아버지라 부르던 장기수와의 약속을 지키려 접견을 오는 것은 물론이고 나중에 같이 살 집 장만을 위해 열심히 돈을 벌고 있다고 말해 깊은 여운을 남겼다.
각 인물들이 보여주는 반전은 시청자들에게 큰 재미를 선사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슬기로운 감빵생활'은 이 반전을 그저 단순히 흥미 유발 도구로 쓰지 않는다. 사람과 사람이 관계를 맺으면서 생겨나는 정, 인간애를 담아내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주고 있는 것. 그렇기 때문에 교도소 안, 그리고 김제혁과 연관이 된 모든 인물들의 이야기를 정성껏 다루며 애정을 불어넣는다.
이 덕분에 '슬기로운 감빵생활'은 다음 회가 더욱 기대되는 드라마로 평가받는다. 새로운 인물의 등장으로 인해 펼쳐질 변화가 궁금증을 유발하는 것. 또한 기존 출연자들이 간직한 사연 공개 역시 관전 포인트가 되고 있다.
회를 거듭할수록 시청률이 오를 수밖에 없는 이유도 이 것. 4%대로 출발을 했던 '슬기로운 감빵생활'은 지난 10회에서 시청률 7.9%(이하 닐슨 유료 플랫폼, 전국기준)를 기록, 자체 최고시청률을 또 한번 경신했다. 2049 타깃 시청률은 평균 4.8%, 최고 5.6%를 기록, 지상파를 포함한 전 채널에서 동시간대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보면 볼수록 "잘 만들었다", "재미있다"는 감탄을 하게 만드는 '슬기로운 감빵생활'이 남은 6회 동안 또 어떤 기록 행진을 이어갈지 궁금해진다. /parkjy@osen.co.kr
[사진] tvN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