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물등급위원회(위원장 이경숙, 이하 영등위)가 '아이 캔 스피크', '덩케르크' 등을 '2017년 청소년을 위한 좋은 영화'로 선정했다.
영상물등급위원회는 21일 부산 센텀시티에 위치한 경남정보대학교 센텀산학캠퍼스에서 '2017년 청소년을 위한 좋은 영화' 시상식을 개최했다.
'2017년 청소년을 위한 좋은 영화'는 지난해 11월 30일부터 올해 11월 30일까지 개봉된 전체관람가, 12세이상관람가, 15세이상관람가 등급의 영화를 기준으로, 영등위가 올해 매 분기별로 선정한 16편의 청소년을 위한 좋은 영화 가운데에서 각 부문별로 1편씩 선정됐다. 상업적 측면보다는 교육적‧예술적 가치, 작품의 완성도가 뛰어나 청소년에게 권장할 만한 영화들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올해 시상식에서는 극영화 국내부문 '아이 캔 스피크', 국외부문 '덩케르크', 다큐멘터리 부문 '인생을 애니메이션처럼', 애니메이션 부문 '러빙 빈센트' 등 4편이 청소년을 위한 올해의 좋은 영화로 선정됐다.
'아이 캔 스피크'는 과거 위안부 피해자라는 사실을 숨기고 살아가는 할머니와 9급 공무원 청년의 우정을 그린 영화로, 아픈 역사를 유머러스하면서도 따뜻한 시선으로 다룬 의미있는 작품이다. 영화는 아픔을 딛고 일어서서 당당하게 살아가는 주인공의 모습을 통해 깊은 감동과 희망의 메시지를 준다. '아이캔스피크'의 제작사인 (주)영화사 시선 강지연 대표는 “위안부 문제를 밝게 풀어내면서 걱정과 우려도 많았다”며 “이렇게 좋은 상을 주셔서 너무 기쁘고 앞으로도 사람이 보이는, 사람이 중요한 영화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극영화 국외부문 수상작 '덩케르크'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 덩케르크에서의 연합국 퇴각 작전을 재연한 영화로 패배한 전쟁을 다루는 새로운 시각과 형식적 실험이 인상적이다. 영화는 전쟁의 참상과 어린 병사들의 생존을 향한 열망을 사실적으로 묘사하여 청소년들로 하여금 생명의 존엄성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덩케르크'의 수입/배급을 담당한 워너브러더스코리아(주) 이정준 이사는 “청소년 자녀를 둔 아빠로서 이 상이 더욱 뜻깊게 느껴지고 아이들에게도 자랑스럽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청소년을 위한 좋은 영화’에 선정되어 너무 감사드리고 내년에도 다시 이 자리에 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다큐멘터리 부문 수상작 '인생을 애니메이션처럼'은 3살 때 자폐아 진단을 받고 말문을 닫은 주인공이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통해 세상을 이해하고 자폐증을 치유해가는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이다. 가족의 극진한 사랑과 보살핌으로 사람들과 소통을 시작하고 원하던 꿈을 이루는 주인공의 모습은 잔잔한 울림을 준다. '인생을 애니메이션처럼'을 수입/배급한 판씨네마(주) 신영주 과장은 “관객수는 많지 않았지만 세상을 따뜻한 눈으로 볼 수 있게 하는 작품”이라고 애정을 드러내면서 “좋은 영화를 소개해주어 고맙다는 칭찬을 받은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애니메이션 부문 수상작 '러빙 빈센트'는 빈센트 반 고흐의 예술세계와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 세계 최초의 유화 애니메이션이다. 10년의 제작기간 동안 100여 명의 예술가가 6만2천여 점이 넘는 그림을 그려 영화를 완성했다는 점은 그의 삶과 예술을 스크린으로 옮기기 위한 제작진의 열정과 노력을 보여준다. 영화는 그림 속 인물이 살아 움직이는 듯한 시각적 즐거움뿐만 아니라 미스터리한 고흐의 죽음을 추적하는 서사 역시 흥미롭다. '러빙 빈센트'의 수입사 (주)퍼스트런 장욱진 대표는 “미술을 전공해서 영화를 수입하게 되었다. 극장광고나 옥외광고 같은 마케팅을 하지 않아 작품이 잘될까 불안하기도 했는데 많은 사랑을 받아 너무 감사하고 내년에도 청소년을 위한 좋은 영화를 선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mari@osen.co.kr
[사진] 공식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