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SUV 시장이 생기를 얻었다, 파이 키운 ‘G4 렉스턴’ 효과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17.12.22 09: 49

 지난 5월 쌍용자동차가 대형 SUV ‘G4 렉스턴’ 출시에 맞춰 내놓은 국내 SUV시장 현황 분석자료에 눈길 끄는 내용이 있다. 국내 SUV 시장이 2011년부터 2016년 사이 연평균 15.8%씩 커지고 있었지만 대부분이 중형과 소형 SUV에 몰려 있다는 내용이었다. 2011년 21만 대 수준이던 SUV가 2016년에는 45만 대까지 괄목할만한 성장을 했는데 2016년의 45만 대는 중형이 17만여 대, 준중형 14만여 대, 소형이 10만여 대였다. 대형 SUV는 2만 9000여대에 불과했다. 대형 SUV는 2011년에도 2만 3000여대였으니 사실상 홀로 제자리걸음을 한 셈이었다.
쌍용자동차의 시장 분석은 정확했다. 국내 대형 SUV 판매량은 지난 11월에 이미 3만대를 넘겼다. 12월 판매치까지 더해지면 지난해와 극명하게 대비되는 성장세가 확인 된다. 이 같은 대형 SUV 시장 성장의 중심에 ‘G4 렉스턴’이 있었다.
‘G4 렉스턴’은 5월 출시 이후 11월까지 7개월 동안 1만 2997대를 팔았다. 같은 기간 대형 SUV 시장의 독보적 존재, 기아차 모하비는 8,768대를 판매했다. 작년 5~7월 모하비 판매고는 8,609대였다. ‘G4 렉스턴’의 성장이 모하비 시장을 갉아 먹은 게 아니라는 얘기다. 같은 기간 모하비 판매량도 늘었기 때문에 ‘G4 렉스턴’의 눈부신 활약은 결국 국내 대형 SUV 시장의 파이를 키운 것으로 분석 된다. 업계에서는 이 시장이 연간 5만 대 수준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G4 렉스턴’이 모하비의 대체재가 되지 않는 이유는 분명히 있다. 3.0 V6 디젤 엔진으로 260마력을 내는 모하비와 2.2 I4 디젤로 187마력을 내는 G4 렉스턴은 시장이 서로 다른, 독립재의 성격이 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모델의 판매량을 비교하는 것은 ‘대형 SUV 시장’이라는 동일 세그먼트에서는 두 모델이 상호보완재의 구실을 하기 때문이다. 시장이 커지고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것은 결국 소비자의 효용 증대로 이어진다.
G4 렉스턴의 성공은 대형 SUV를 찾는 시장의 수요와 그들의 요구를 적확하게 공략했기 때문인 것으로 업계에서는 분석하고 있다. 프레임바디의 안전성과 대형사이즈의 넉넉한 공간활용성은 SUV를 선호하는 이들이라면 한번쯤은 꿈꿔보는 조건이다. 여기에 조형미가 살아 있는 디자인과 가격경쟁력까지 갖췄다면 그 시장이야말로 블루오션이다. G4 렉스턴은 마치 이 조건을 찾는 이들을 타깃으로 개발 된 것처럼 퍼펙트골드를 외쳐 나갔다.
G4 렉스턴의 가격 경쟁력은 같은 대형 SUV 세그먼트라는 이유로 어쩔 수 없이 기아차 모하비를 기반으로 형성 됐다. 모하비의 가격대가 4110만 원~4915만 원대에 형성 돼 있지만 G4 렉스턴은 3350만 원~4550만 원이다. 모하비의 파워넘치는 3.0 V6를 꿈꾸고 있더라도 현실적으론 G4 렉스턴이 더 가깝다.
지난 8월 시차를 두고 출시 된 7인승 모델은 장애인이나 국가유공자가 구입할 경우 차량가격의 7%로 매겨지는 취득세와 자동차세가 면제 된다. 세 자녀 이상의 다자녀 가구가 살 때는 취득세가 면제 된다. 가격 경쟁력에 각종 면세혜택까지 누릴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디자인이 주는 신선함도 G4 렉스턴의 경쟁력이다. G4 렉스턴이 처음 모습을 드러냈을 때, 고대 건축의 정수인 파르테논 신전(Parthenon)의 완벽한 비율에서 영감을 얻어 개발 됐다는 설명에도 불구하고 호불호가 갈린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시장의 평가는 ‘호’쪽으로 쏠리고 있다. 눈에 익어 낯섦이 사라지고 나자 그때서야 디자인 경쟁력이 살아나는 모양새다. 연말이 되자 디자인 상복도 터졌다. ‘2017 굿디자인’ 어워드에서 국무총리상을 받았다. 1985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굿디자인’ 제도는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산업디자인진흥법에 의거 상품의 외관, 기능, 재료, 경제성을 종합적으로 심사해 디자인 우수성이 인정 된 상품에 ‘굿 디자인(Good Design)’ 마크를 부착하도록 허용한다.
출시 즈음인 지난 4월에는 대한인간공학회가 주관하는 인간공학 디자인상(EDA)에서 심미적 아름다움과 사용자 편의성을 극대화한 인체공학디자인 기술을 인정 받아 최고 영예인 그랑프리를 수상한 바 있다. 구체적인 수상의 이유는 3경도(tri-hardness) 패드를 적용한 인체공학적 시트, 최적화된 HMI(Human-Machine Interface) 설계, SUV 특유의 공간활용성과 동급 모델과 비교해 넓은 시계(vision) 확보, 전동식 사이드스텝을 활용한 교통약자의 승하차 용이성 향상 등이었다.
프레임바디를 찾는 이들이 더 꼼꼼히 따지는 안전성은 보험개발원의 보험료 판정 등급이 잘 말해준다. G4 렉스턴은 보험개발원 RCAR 테스트에서 최고 등급을 받아 대형 SUV 최고 수준인 21등급을 받았다. 보험개발원 차량모델등급은 1~26등급까지 매겨지는데 숫자가 높을수록 우수한 차다. 포스코와 협력해 개발한 쿼드프레임을 기반으로 고장력강판 사용률이 81.7%에 달하고 590Mpa급 이상 초고강도강을 63%나 썼다. 긴급 제동 보조시스템, 차선변경 보조시스템, 후측방 경고 시스템, 사각지대 감지 시스템 등은 훌륭한 안전 보조 장치들이다.
출시와 함께 시작한 유라시아 대륙 횡단 완주 프로젝트는 SUV 명가 쌍용자동차의 완벽한 부활을 세계 자동차 시장에 알린 경음기 소리였는지도 모른다. /100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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