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원 대한항공 감독이 4연승의 기쁨보다는 선수들의 경기력을 먼저 지적했다.
대한항공은 21일 인천계양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카드와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2의 신승을 거뒀다. 1~2세트를 잡으며 무난하게 경기를 끌어가는 듯 했던 대한항공은 3~4세트 상대의 거센 추격에 당황하며 흔들렸다. 다만 5세트 시작하자마자 공격과 3연속 서브 에이스로 흐름을 주도한 외국인 선수 가스파리니의 대활약 속에 승점 2점을 잡을 수 있었다. 4연승 행진.
가스파리니가 5세트에서 서브에이스 5개를 터뜨리는 원맨쇼를 한 끝에 33점을 올렸고, 정지석은 생애 첫 트리플크라운에 블로킹 하나가 빠진 19점을 기록하며 뒤를 받쳤다. 2년차 레프트 김성민도 12점을 올렸다. 진성태 최석기 조재영으로 이어지는 센터들의 공격 가담도 좋았다.
경기 후 박기원 감독은 "아직도 지속적인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 같다. 우리가 잘 된 건 팀 플레이가 조금씩 되고 있다는 것인데 산발적으로 왔다갔다하는 게 문제다. 오늘은 서브가 잘 들어간 것 같다. 미스가 있었지만 생각만큼 서브가 잘 들어갔다"고 경기를 정리했다.
김학민에 대해서는 "경기 감각을 찾으려면 1분이라도 코트에 더 있는 게 유리하다. 그래서 그쪽으로 총대를 메고 움직였는데 결과는 좋지 않았다. 어쨌든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고 노력은 해봤다"면서 "믿는다. 곧 올라올 것이다. 김학민이 우리 목표를 이루는 데 필요하다. 김학민 없이는 안 된다. 자존심도 강한 친구고, 남에게는 지고 못 사는 친구다. 어떻게든 만들어갈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날 1세트 이후 다소 페이스가 처진 김성민에 대해서는 "그게 바로 집중력이다. 지속적인 집중이 안 되는 것이다. 그건 경기를 하면서 경험을 쌓아야 한다. 경험에서 오는 것이다. 그 정도면 선전해줬다고 봐야 한다"면서 "김성민은 경기를 하면 할수록 나아질 것이라 판단하고 있다. 오늘도 기대 이상으로 잘해준 것 같다. 급할 때 볼 미스를 내고 그런 것은 있지만 벤치에서 이해를 해야 한다.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겠나. 그나마 잘 이겨내고 있는 중이다. '코트에서 미스할 수 있는 메리트가 있다'고 격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센터로 전향한 조재영에 대해서는 "한선수와 연습을 많이 했고, 아마 상대로서는 대비도 안 됐을 것이다. 그 패턴을 오늘 처음 봤을 것이다"라고 웃으면서 "열심히 했고, 점프력도 있다. 센터 자리를 메워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우리도 센터 자리가 고민이 있다. 진상헌도 빨리 올라와야 한다"고 말했다. /skullboy@osen.co.kr
[사진] 인천=박재만 기자 /pjmpp@osen.co.kr